<빛나는 감사 1> 엄마와의 기적 같은 미사 참석

“평범한 하루에서 발견한 작지만 귀한 감사의 기록입니다.”

엄마성당 지브리.png 엄마! 지금처럼만 우리 곁에 오래 머물러주세요!

엄마...

언제까지나 우리 곁에 계실 것 같았던 엄마가 매일매일 조금씩 생기를 잃어가신다.


아빠 병간호로 60대와 70대를 보내신 엄마가 이제 그만 당신의 인생을 떠나보내고 싶어하신다. 하루하루 기력을 잃어가는 엄마를 보면서 여러 생각이 올라온다.


그렇게나 모질고 힘든 세월을 보내면서도,

기억 속의 엄마는 하루를 시작하는 이른 새벽과 하루를 마감하는 늦은 밤에 홀로 오늘을 감사하고, 내일은 더 나은 하루가 되기를 기도하는 모습이었다.


'어떻게 하면 엄마처럼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궁금했던 때도 있었다. 제주도 골목길 돌담에서 매서운 바람에도 단단하고 풍성하게 자라나는 다육이처럼, 엄마는 그렇게 5남매를 키워내셨다.


그렇게 여장부 같았던 엄마가 8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조금씩 조금씩 온몸에서 활력이 줄어들고 있다. 아무리 힘들어도 참고 살다 보면 언젠가 좋은 날이 올거라는 말을 들려주던 엄마가 이제는 하느님의 품으로 가고 싶어 하신다.


그런 엄마를 곁에서 지켜보는 마음은 때로는 무너질 것처럼 저리고 아프다. 어떤 말로도 엄마의 마음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어 드릴 수가 없다는 것이 너무도 슬프다.


조금만 걸어도 지쳐서 어딘가 앉을 곳을 찾는 엄마에게 그토록 그리워하던 성당에 가서 미사를 보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했기에, 언제부터인가 엄마는 성당이 아닌 TV로 새벽 6시, 저녁 6시에 온라인 미사로 대신하셨다.


그래서 엄마에게 여러 번 괜찮으신지를 묻고 지난 주일에 성당을 모시고 갔다. 엄마에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어쩌면 이번 미사 참석이 생전의 마지막 미사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 옆에서 미사를 드리며 계속 괜찮으신지 살피고, 힘드시면 언제든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신경을 쓰면서 미사에 참석했다. 다행히 한 시간의 미사를 위태위태했지만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미사 내내 나는 소리 없이 여러 번 눈물이 흘렀다. 엄마가 내 손을 꼭 잡았을 때, 성가를 부를 때, 성체조배를 할 때, 평화의 기도를 나눌 때의 모든 순간들이 감동이었다.

이처럼 축복의 시간을 허락해주신 하느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렸다.


그렇게 미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우연히 신부님을 뵐 수 있었다. 어쩌면 엄마의 마지막 미사가 될지도 모르기에 신부님께 인사를 드렸고, 신부님은 엄마의 머리에 두 손을 살포시 얹으시고 강복을 해주셨다.


성물방에서 거실에 걸어둘 십자가상을 사고 있을 때도, 신부님이 그곳을 지나가시다 보시고는 십자가상에 축성을 해주셨다. 오늘의 모든 것들이 기적이었다!


집안에서 힘없이 계시던 엄마는 오늘 성당에서의 미사로 다시 살아갈 이유를 찾으셨다!


주님! 엄마가 언제까지 우리 곁에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그날이 제발 천천히 오기를 기도드립니다. 그리고 그날까지 엄마가 지금보다 조금은 덜 힘드시길 기도드립니다.


오늘 엄마와 함께 당신 앞에 나와 기도드릴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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