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로를 켠다고 하면 어떨까.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장면처럼 학교가 생각나고, 교복을 입은 모습을 생각하겠지. 모두가 하교한 시간에 은은한 어두움 속에서 너는 잔잔하게 연주를 하고 나는 책걸상에 걸터앉아서 너를 쳐다보고 싶은 마음을 담아 첼로의 끝자락을 바라보고 있을 거야. 왜인지 마음은 푸른 바다처럼 우울함을 포근하게 담고 있을 거야. 바이올린처럼 기교 넘치는 화려함을 담지 못해 슬픈 너는 묵직하게, 끈적하게 활을 켜서 그 감정을 담아내. 다 담아낼 때까지 기다리는 게 내 몫이라면 해가지고 달이 떠도 감미로움에서 깨지 않을게. 그렇게 해가 뜬다면 너의 품일까 너의 노래의 품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