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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랑 May 21. 2024

기만에 대한 기만

 여성 작가에 대한 이야기들을 힘들어한다. 여성작가의 외설적인 행보를, 작품을, 혁신적이라고 진보적이라고 여기는 평론가들을 의심한다. 그토록 고상한 척 교양에 대해 떠들어 대는 예술가 집단, 특히 기득권층, 그들의 평가를 의심한다. 기만이다. 결국엔, 천박함에, 성과 마약에 대해 이야기하는 여성을 개인 서커스 단원을 보듯 보는 것 이상이 있을까. 단한순간의 경외심은 있었을까. 예술가라고 높이 쳐주는 당신들이 생각하는 예술이란 무엇일까. 권력에 의해 평가된 예술은, 자본에 의해 지지된 예술은, 순수성을 잃었다고 봐야 하는지 그것이야 말로 성공한 예술, 진정한 예술이라고 봐야 하는지 도통 모르겠다. 


 나는 교양 있는 사람을 좋아한다. 물론 다정한 사람도, 좋아한다. 다정함은 지능이라고들 하지만 교양은 지식이다. 지식과 지능을 모두 갖추면 안성맞춤이겠다만 신은 그렇게 후하지 않다. 하나라도 가졌으면 감사함에 머리를 조아려야 할 것인데. 문제는 그런 나의 선호도 자체가 정말 오만하다는 것이다. 선호하다. 안다고 생각할 때 좋아하고, 좋아하는 것에 대해선 안다고 생각한다. 교양을 알고 지식을 안다고 생각할 때 가장 부족한 시기라고 한다. 그럼, 진짜 모를 때가 아닌 건 그냥 알지 않나. 내가 그냥 아는 게 너희들 보단 많은걸, 그냥 알 수도 있지 않을까. 여하튼 이러면 지능이 높은 건 아닐 확률이 높아진다. 아는 체 해버리는 순간 그건 다정하지도 섬세하지도 않은 거니까. 그러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아는 걸 안다고 하지 말고 모르는척하고 겸손하게. 웃기는 기만이다. 속아주길 바라고 하는 거짓도 아닌 속지 말라고 하는 거짓말. 진실일까? 진실이라고 한들 달라지는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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