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 날
비가 내립니다
온 세상 먼지 씻어주며
잠시 여기 머물길 바라는 비가 내립니다
룸비니 동산의 무우수 나무 아래서
태어나자마자 일곱 걸음을 옮기신 후
두 손을 하늘과 땅을 가리키며
모든 생명은 존귀하다고 가르치시고
고통받는 중생들을 편안케 해 주시겠다
믿음을 전하신 분
그 믿음이 하늘에서 내려와
온 세상 가득 흩날립니다
조용히 내려다봐 주시고
기쁨의 영광이듯
평안의 영광입니다
오늘 작은놈 집에 놀러 왔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
집에만 있으라고 비가 내립니다
맛있는 갈비 얻으먹으려 했는데
바람이 불고
춥고
여름 날씨가 겨울 날씨 같습니다
갈비 먹으러 나가다
추워서 벌벌 떨다 돌아왔습니다
비 때문이 아니라
바람 때문에
부처님 오신 날
부처님 말씀 새겨들으며
집에만 있으라 바람이 붑니다
자장면 시켜 먹으며
둘이 눈 마주치며 웃다
평안한 비 내리는 하루를 삽니다
ㅡㅡ어제 찍은 연등사진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