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버스가 급정거를 할 때 몸이 앞으로 쏠리는 현상과 버스가 멈춰 있다 출발할 때 몸이 뒤로 쏠리는 현상을 관성이라고 한다. 얼마 전 버스에 앉아서 가고 있는데 버스가 급정거를 할 때 한 어린아이가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지려는 것을 다행히도 내가 붙잡아줄 수 있어서 다치지 않게 도울 수 있었다. 후에 그 상황을 돌아보며 나는 내 삶의태도를 관성에 빗대어 바라보게 되었다. 관성으로 인해 벌어지는 현상을 우리는 두 가지 관점을 가지고 볼 수 있다.
내가 지켜야 하는 신념과, 내가 버려야 하는 고집을 생각할 수 있다.
특정 힘이 가해졌을 때 우리는 쉽게 흔들리기 마련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가 하고자 하는 일, 지키고 싶은 신념과가치관, 가야 하는 길에 혼란이 왔던 날들이 떠오른다. 각자가 되고 싶은 이상적인 삶의 모습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그 모습을 갖추기 위해 노력을 하며 살아간다. 그 노력의 방향성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으면 그 길을 걸어갈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그러나 삶은 어려움을 동반한 풍파의 연속이기 때문에 분명 나의 삶에 대한 의심이 계속해서 들기 마련이다. 그럴 때 우리는 악착같이 버티는 힘도 중요하지만 버스에 몸을 맡기듯 삶의 풍파에 몸을 맡기기도 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그럼 어떻게 맡길 수 있는 것일까?
내 신념과 가치관이 고집일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내가 살아온 삶의 경험이 아직도 미흡하고 앞으로도 빈틈투성이 일 거라는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 내가 지키고자 하는 것이 내게는 소중하지만, 모든 상황에서 모든 사람에게객관적으로 가치 있게 여겨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아 보는 것. 힘이 가해졌을 때 나의 것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하기보다 그 힘에 기대어 나의 것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는 연습을 하다 보면,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분명 나의 가치관 중 고집스러운 부분들도 발견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그런 성찰을 거듭하는 것이 내가 나의것을 지켰을 때 느껴지는 뿌듯함 보다 더 큰 희열을 안겨줄 수도 있다. 하지만 반복되는 흔들림에도 불구하고 나의것이 옳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 않는가. 자기비판적인 태도로 가해지는 힘에 몸을 맡기다 돌아올 수 없을 정도로멀리 왔다 느껴져 나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가 두려워질 수 있다.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그때는 분명 봉을 잡고 멈출 수 있는 순간이 올 것이라 믿는다. 내 신념이 옳은 방향을 향해 가고 있음을 알게 해주는 장치. 그리고 그 봉으로 인해 나는 더 많은 힘을 가지고 버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가해지는 힘에 나를 맡겼던 시간들이 버려진 시간이라 여겨지지 않고 연단의 시간으로 여길 수 있는 마음을 가져보자.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하는사실은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주변에 봉이 전혀 없는 것처럼 느껴져 완전히 무너질 것이라는 생각이들 찰나에 나를 붙잡아주는 손길이 분명 존재할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정말 그 손길조차 보이지 않아 완전히 무너졌다면, 버스를 운전하시는 기사님께 도움을 청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