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똥을 찍어먹어봐야 똥인줄 아는 멍청이들 입니다

by 상우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롤리타를 읽고 있습니다.

어디에서나 명작으로 꼽히는 소설을 수많은 추천을 받아 구매했지만 솔직히 말해, 재미가 없습니다.


누구나 아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를 읽었습니다. 치과에서 순서를 기다릴 때 책을 읽고 있으니 위생사 분께서 “이 책 재미있죠?”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아니요? 재미없었습니다. 두꺼운 세 권이 어찌나 읽기 막막했던지.


밀리의 서재에서 단 한 건의 추천 없이 혹평만을 받고 있는 소설을 읽었습니다. 밤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습니다. 출근해야 하는 다음날 걱정보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마지막 한 장 일까봐 걱정했습니다.


평점이 낮은 영화.

평점이 낮은 음식점.

차트에 들지 못한 음악.

그리고

인기 없는 소설.


‘취향을 존중한다.’ ‘지금은 유행이랄 것이 딱히 없는 시대다.’라고 말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평점이 높은, 순위가 높은 것들을 정답으로 치부합니다. 따지자면 블라디미르와 하루키의 소설은 정답. 추천 한 건 없이 혹평만 가득했던 소설은 오답이라 할 수 있겠지요. 따라서 후자에 재미를 느낀 저는 틀린 겁니다.


브런치에서도 정답은 존재합니다. 올라오는 글들은 그 장르에 따라 주류와 비주류로 나뉩니다. 에세이, 정보글 등 비문학이 주류. 소설, 시 등 문학은 비주류 취급을 받습니다. (소설, 시 적어서 메인에 뜬 적 있으신 분?) 그럼에도 꿋꿋하게 소설과 시를 적고 계신 작가님들이 계십니다. 아니,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 먹어 봐야 아십니까? 뭐가 정답인지 모르세요?


아주 잘 하고 계시다고 칭찬 스티커 열 개 붙여드리고 싶습니다.


소설을 연재하는 저를 포함한 우리는 오답을 고른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왜? 비주류니까. 관심받지 못하니까. 평점과 순위, 라이킷 수, 구독자 수 등은 대중성을 나타내는 지표일 뿐 그것으로 정답과 오답을 나눌 수 없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음에도 솔직히 욕심납니다. 그렇다고 육아 (미혼입니다.), 이혼 (미혼이라니까요.), 퇴사 (가난해서 못 그만둡니다.), 등 주목받는 소재로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소재가 없어 쓰지 못합니다.)


우리는 오답쟁이들입니다. 이미 알고 있음에도 굳이 찍어 먹어 보는 중입니다. 똥인지 된장인지. 브런치에 그런 멍청이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기존의 멍청이들은 지치지 않고 계속 멍청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적고 글을 줄입니다.


아, 그리고. 혹시 아나요? 우리와 같이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 먹어봐야 아는 출판사 편집자님이 계실 수도 있잖아요. 그분이 굳이 찍어 먹어 보고 ‘음… 된장이군.’ 하고 출간을 제안할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힘 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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