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선생님, 그 이름의 온도

by 나린



부산의 초등학교에 입학을 했었다. 가야초등학교였다.

아빠의 사업 때문에 대구로 전학을 갔다가 다시 부산의 만덕초등학교로 돌아왔을 때, 놀랍게도 1학년 때 담임이셨던 이인옥 선생님이 그 학교로 발령받아 와 계셨다.

그 순간의 기쁨이란 어린 마음에도 “세상은 참 좁구나” 싶었다.


그 시절엔 ‘주번’이라는 제도가 있었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나면 남아서 교실 청소를 도맡아 하던 날, 이인옥 선생님은 늘 내 손에 사탕이나 빵, 우유등을 챙겨주셨다.

그리고 다른 선생님들 앞에서 “얘는 손이 참 야무져요”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그 말 한마디에 나는 어깨가 한 뼘은 더 커졌고, 내 안의 자존감이 처음으로 싹을 틔웠다.

지금도 내 마음 한편에는 선생님의 따뜻한 미소가 작은 등불처럼 남아 있다.

세월이 흘러도 그 불빛은 꺼지지 않는다.


하지만 모든 선생님이 그런 온도를 가진 것은 아니었다.

중학교 2학년, 체육시간에 줄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빨 물어!”라는 말과 함께 싸늘한 손바닥의 기억이 내 뺨에 남았다.

그 순간의 수치심과 억울함은 어린 나에게 큰 상처였다.

아무 잘못도 아닌 일에 체벌을 당하며, 나는 힘의 부당함을 처음으로 배웠다.

지금도 가끔 그 선생님이 떠오른다.

아마 결혼도 하시고, 자녀도 있으시겠지.

그분의 아이가 혹여 누군가에게 부당한 일을 당한다면,

그때의 아픔을 이해하게 되지 않을까.

그렇게 후회하며, 조금은 부드러워진 마음으로 살아가길 바란다.


세월이 많이 흘렀다.

아이의 부모가 되어보니, 그때의 선생님들이 참 다르게 보인다.

칭찬 하나가 인생을 바꾸기도 하고,

체벌 한 번이 마음의 흉터로 남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아이들에게 말한다.

“사람은 사람에게 빛이 될 수도 있고, 그림자가 될 수도 있다.”

이인옥 선생님처럼 따뜻한 빛이 되어준 이들이 있었기에

나는 여전히 사람을 믿고, 또 사랑할 수 있는 어른으로 자랐다.


선생님,

보고 싶습니다.

그때 내 손에 쥐어주셨던 그 사탕의 달콤함을

아직도 잊지 않았어요.

여전히 누군가에게 따뜻한 존재로 남아계시길 빌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