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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은 Jul 01. 2022

지지 않는 이들의 진짜 야구

JTBC 스포츠 예능 <최강야구> 리뷰







    이름부터가 <최강야구>다. 예능에서 어떤 야구를 보여줄 자신이 있기에 '최강야구'라는 이름을 내건 것인지 궁금해진다. 스포츠 예능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요즘, 이번 시즌도 어김없이 공 하나에 일희일비하고 있는 야구 팬으로서 야구 예능이 나온다는 건 반가운 소식이었다.


    <최강야구>가 4회까지 방영된 지금, 나는 매주 <최강야구>를 챙겨보는 애청자가 되었다.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야구팬들이 <최강야구>를 반기고 있고, 아직 방영 초반부인 지금 많은 입소문을 타고 있다. 방영 시간이 월요일 밤 10시 반인 덕분에, 야구 팬들 사이에서도 '야구 없는 날'이라 불리는 월요일마저 '야구 있는 날'로 만들어주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그렇다면 <최강야구>는 왜, 어떻게, 야구 팬들에게 환영받고 그들을 티비 앞에 앉게 만드는 스포츠 예능이 되어가고 있는 걸까?






1. 레전드 선수들의 마음을 울리는 플레이



    <최강야구>의 최강 몬스터즈는 프로야구를 은퇴한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다. 국민타자 이승엽이 몬스터즈의 수장을 맡았고, 박용택, 정근우, 장원삼, 송승준, 유희관 등 우리가 오랜 시간 프로에서 보고 응원했던 선수들이 엔트리에 자리하고 있다.


    은퇴를 했기 때문에 선수시절처럼 운동을 하지 않은 지도 꽤 시간이 지난 선수들이 대부분이지만, 모든 선수들이 최강야구를 위해 열심히 몸을 만들었고, 그 노력은 승부의 결과로 드러나고 있다. 최강 몬스터즈는 지금까지 한 번의 패도 기록하지 않았다.


    프로에서 수많은 기록을 써내려갔던 선수들이 다시금 최선을 다해 그라운드에서 뛰는 모습은 야구 팬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투수들의 예술 같은 변화구와 여전히 우리를 전율 돋게 하는 타자의 홈런들도 감동이었지만, 선수 시절보다 이르게 힘이 떨어져도 있는 힘껏 공을 던지는 투수들, 옆구리와 발목이 아파와도 끝까지 타구를 쳐내고 달리는 타자들, 더이상의 주루가 어려운 주자들을 위해 직접 대주자로 나서는 감독까지, 야구를 진심으로 대하는 그들의 태도는 실력 이상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안겼다.







2. 과거와 미래의 승부



    <최강야구>에서 최강 몬스터즈가 상대하는 팀은 바로 고교야구팀과 대학야구팀들이다. 지금까지는 덕수고와 충암고를 상대했고, 다음 상대로는 동의대학교 야구부가 예정되어 있다. 과거에 프로야구에서 뛰었던 레전드 선수들과 앞으로 프로야구에서 활약하게 될 야구의 미래들이 함께 경기를 하는 것은 스포츠 팬들의 심장을 뛰게 만드는 일이다.


    <최강야구>를 보는 시청자 중에는 몬스터즈가 이기길 응원하긴 하지만, 그만큼 고교야구팀과 대학야구팀이 잘했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크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고교야구에는 프로에서 볼 수 있는 것과는 조금 결이 다른, 그들만의 패기와 에너지가 가득한 야구가 있기 때문이다. 레전드들과 어린 학생들 모두를 응원하며 재미와 감동을 모두 느낄 수 있는 것은 <최강야구>라는 스포츠예능이 가진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다.


    아직 고교야구나 대학야구팀이 최강 몬스터즈를 이긴 경기는 없었지만, 야구란 늘 승부를 예측할 수 없고 많은 변수가 존재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승부들이 펼쳐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한번쯤 고교야구나 대학야구가 최강 몬스터즈를 상대로 시원한 승리를 거두는 것도 보고 싶은 마음이다.







3. 스포츠의 매력을 느끼게 하는 연출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불리는 스포츠는 생중계의 순간에도 한편의 드라마 같은 서사와 장면들을 만들어낸다.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승부가 바로 스포츠의 매력이다. <최강야구>와 같은 스포츠 예능들은 연출을 통해 서사를 돋보이게 만들고 극적인 순간을 더욱 부각시키며 스포츠의 매력을 충분히 느끼게 한다.


    드라마틱한 순간에 깔리는 BGM과 한 순간 한 순간에 집중하게 만드는 카메라의 무브먼트, 마치 실제 야구 중계를 보고 있는 것처럼 경기를 생생하게 전해주는 해설과 캐스터의 중계까지, 원래 야구가 지니고 있는 매력을 십분 발휘한다.


    은퇴한 선수들의 베테랑다운 노련한 플레이와, 아직 프로에 데뷔하지 않은 어린 선수들의 패기 넘치는 플레이가 만들어내는 케미가 색다른 예능의 재미를 주는 덕에 많은 야구팬들이 녹화 시에 팬들이 직관을 할 수 있게끔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기도 하다. 만약 일회성으로라도 관중을 받는 경기가 생긴다면, 팬들의 환호와 응원이 경기의 현장감을 더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4. 예능다운 친절함



    프로야구 중계는 야구 팬들만 챙겨보는 것이지만, 예능은 아니다. 야구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최강야구>를 시청하는 이들이 주요 타겟이라 하더라도, 일반 대중의 반응을 아예 놓치고 갈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최강야구>는 야구를 잘 모르는 이들도 충분히 방송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설과 캐스터의 설명, 자막 등을 동원하여 용어와 경기에 대해 설명한다.


    투수가 구사하는 여러 가지 구종이나 볼넷, 태그업, 희생 번트 등 생소할 수 있는 개념을 풀어 설명하며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고, 캐스터의 진행과 해설위원의 해설로 재미를 더한다. 뿐만 아니라 모든 시청자가 이미 선수들에 관해 익히 알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최강 몬스터즈에 속한 선수들이 프로시절 어떤 활약을 펼치고 어떤 기록들을 세웠었는지에 관해서도 얘기해준다.


    최강 몬스터즈가 상대하는 고교야구팀과 대학야구팀들은 프로야구 팬들에게조차 생소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해설과 캐스터가 각 야구팀들이 가진 특성이나 그들이 야구대회에서 만들어낸 결과들에 대해 설명해주고, 선수 한 명 한 명의 장점과 그들의 플레이 스타일에 대해 소개해준다. 모든 시청자가 선수들에 대해 충분히 알고 편안하게 경기를 볼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의 노력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프로야구 팬들이 그동안 몰랐던 고교야구 선수들에 대해 알아가고, 고교야구만의 매력을 느끼며 그에 대한 관심도를 높일 수도 있는 프로그램 기획이라고 생각한다.







    <최강야구>는 야구 팬들에게 야구 없는 날 기분 좋게 볼 수 있는 야구 예능이 되어 주었고, 예능으로서의 재미와 스포츠로서의 몰입도 역시 놓치지 않고 있다. 한편으로는 시청자들이 온전히 이 프로그램을 즐기고 응원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은퇴한 선수들의 추가 영입에 있어 기존의 야구 팬들이 온전히 환영하고 박수쳐줄 수 있는 선수를 데려오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최강야구>가 앞으로도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함께 주는 스포츠 예능이 되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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