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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일공 Mar 23. 2023

인격을 구성하는 요소

결핍

 환경과 생명체는 세상의 모든 것을 구성한다. 환경과 나의 DNA 유전체계가 만든 특성 그것 두 가지가 나를 구성한다. 나는 환경의 산물이자 세계는 나의 표상이다. 인격은 그렇게 형성된다. 나라는 존재가 생기고 내가 사물들을 인식한다. 생명체계에 얽혀있는 욕구가 생기고 그것을 해소하려 한다. 그 과정을 발버둥 치는 과정이 삶이며 그 속에서 인격은 형성되며 변화는 쉽지 않다. 나의 각인된 DNA 속에서 존재론적인 변화는 불가능에 가까우며 세상 또한 내가 살아있는 동안 그다지 많이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의욕은 욕구에서, 즉 결핍이나 고뇌에서 생긴다. 이 욕구는 충족되면 끝난다. 하지만 하나의 소망이 성취되더라도 적어도 열 개의 소망은 이루어지지 않고 남는다. 더구나 욕망은 오래 지속되고, 요구는 끝없이 계속된다. 즉, 충족은 짧은 시간 동안 불충분하게 이루어진다. 그런데 심지어 최종적인 충족 자체도 겉보기에만 그럴 뿐, 소망이 하나 성취되면 즉시 새로운 소망이 생긴다. 의욕한 대상을 얻지 못하면 확고하고 지속적인 충족을 얻을 수 없다.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中 -

 

 내가 태어나고 자라고 생각한다. 인격은 고뇌에서 변화하며 성장한다. 욕구를 충족하자는 생각이 행동의 변화로 이끄며 행동과 생각이 곧 인격이 된다. 그렇기에 결핍은 인격 형성에 중요한 요소다. 결핍은 의욕을 만들고 내가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결핍은 누구나 느끼는 정도가 다르기에, 공감을 형성하기 힘들다. 당연하게 있어야 하는 존재로 인식되는 것에서 오는 편안함은 느끼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저지대에 사는 사람이 숨 쉬는 것에 아무런 문제를 느끼지 않다가도 고산지대로 올라가 살아보면 산소공급이 쉽지 않듯이, 항상성이 한번 유지되면 변화에는 많은 불편함이 따른다. 사람들은 저마다 각각의 결핍을 가지며 살아가는데, 이것들은 그 사람의 결함이 될 수도 그 사람을 더욱 강하게 성장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결핍은 여유롭지 않는 삶에 많은 기여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어떤 사람의 인격에 대해 생각할 때, 그 사람의 행동에 있어 모든 이유는 존재하기 마련이기 때문에 원인을 결핍에서 찾는다. 결핍은 욕구를 통해 표현되며 곧 행동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더불어 결핍을 방어기제로 감추려는 자연스러운 행동은 인격을 구성하는 요소다. 그렇기에 나의 생각에 맞지 않는 상이한 행동을 하더라도 그 사람의 결핍된 부분을 찾아서 행동의 원인을 방어기제에서 추론해내려 하고, 그것을 감추고 잘 드러나지 않게 해 줄 수 있는 말을 해주려고 노력한다. 더불어 앞서 말했듯이 결핍은 공감을 형성하기 힘들어 찾아내기 쉽지 않다. (어쩌면 이런 생각들이 타인들이 나에게 해주었으면 하는 생각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타인의 결핍을 내 멋대로 정의하고 판단한다는 것 또한 어리석은 생각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는 내 본래에 있는 사고체계에 있어 이러한 방식이 삶을 살아가고 타인을 대하는 자세에 있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부터 결핍이 너무 많아 잘 실행되지 않는다.

 

 나를 다시 돌아보면  잘못된 행동들은 너무나도 많다. 어떠한 행동이나 언행을 한 뒤 다시 곱씹어 생각해 보면 도덕적이지 못한 것들이 많다. 후회하고 성찰하지만 또다시 같은 행동을 한다. 행동을 바꾸려면 본질적인 것부터 개선해 나아가야 하는데, 나의 결핍이 아직 충족되지 않고 결핍이 아니더라도 그렇게 생각하는 범위가 넓다. 부정적이고 날카롭다고 여기는 사람도 많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사고체계가 나의 강점이며 나의 본질이기 때문에 변화하기가 쉽지 않다. 학구적인 부분에서만 이런 성격이 드러나야 하는데, 평소에도 주위 사람들이 상처를 많이 받는 경우가 있다. 좀 더 사회적인 사람이 되어야 하고 경험이 쌓여야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타인의 항상성을 침범하는 말이나 방어기제를 자극하는 말은 삼가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가 않다. 나는 본질적으로 여유가 부족한 사람이기에 좋은 사람이 되려면 여유를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즉, 결핍을 충족해 줄 수 있는 것들이 필요하다.


 결핍의 충족과 변화는 쉽지 않다.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나는 생명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것이 내 본질이 되었다. 넓게 보면 지구에는 많은 종들이 생존을 위한 전략이 있거나 종 단위로는 진화를 거듭한다. 하지만 이는 종 단위에서 일어나는 것이지 개체에서의 변화는 없다. 이러한 개념이 나의 삶에 적용하고 나는 다시 자괴감의 늪에 빠져들게 한다. 결국 나라는 한 개체는 사는 동안 어떠한 노력을 하든 바뀔 것이 하나 없다는 허무주의적인 생각으로 이끈다. 더불어 나의 사회에서의 자질의 결핍은 내가 도태되는 이유에 합당한 표현형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극단적인 이성적인 사고는 결핍을 극복하는 것에 좋지 않다. 자연은 너무나도 잔인하기에 나의 감정에 불편함만 주지 좋은 영향을 주는 환경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결핍은 충족되지 않기에 결핍이다. 결핍의 범위를 작게 하기 위한 노력들을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러면 좀 더 자존감이 높아지고 방어기제가 사라져 좀 더 편안한 사람이 될 수 있고 선한 영향력을 낼 수 있을 것이다.


 행복은 많은 정의에서 한 정의는 불쾌한 감정이 들지 않는 상태라고 생각한다. 인격에 있어 환경과 그 환경이 원하는 것에 내가 얼마나 적합한지 받아들이는 것은 불쾌의 편재에 있어 상호관계가 있다. 불쾌한 경험이 많을수록 '이 사회에 나는 적합하지 않은 사람인가?'라는 자조적인 생각으로 이끌게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더 행복한 사회를 구성하기 위해 타인에게 불쾌한 사람이 되지 않으려 노력하고 여유로운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좀 더 타인의 방어기제를 내치려 하지 않고 포용하려고 노력한다. 본질적인 부분이 바뀌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 내 주위에 있는 많은 이들이 나로 인해 행복한 감정을 느끼는 것은 바라지도 않고 가능한 일도 아니다. 그러나 나의 언행이나 행동으로 인해 불쾌한 감정을 느끼지 않았으면 소망한다.


 나의 냉소적인 행동이나 언행은 나의 방어기제이다. 냉소적으로 판단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나 자신의 생각이 맞는다고 합리화하기도 쉽고 지적인 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하여 항상 시니컬한 태도로 삶을 살아갔으며 이러한 페르소나는 나를 잠식시켰다. 원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으며, 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할 수는 없었다. 더불어 나의 감정을 챙기기에는 너무나도 쫓기는 삶을 살아 나를 숨기면서 살아온 것도 영향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나를 너무 드러내면, 내 본질적인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모든 이들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는 것과 어느 정도의 페르소나를 가져야 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온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결국은 나로 하여금 불쾌를 느끼지 않는 사람들에게만 관계를 유지하면 된다. 그렇기에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더욱 내 진심을 더 드러내는 연습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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