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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잡념 박스

“나는 악어다.”

‘늪’을 지배하는 자에 관하여

by Edit Sage

“나는 악어다.”



그렇다면,

너는 침묵 속에서 잠복하는 존재다.

기다리고, 감지하며, 움직이지 않는다.


너의 눈은 물 위에 떠 있지만,

그 깊숙한 곳, 어두운 물속에서

모든 것을 엿보고 있다.



악어는 급작스레 움직이지 않는다.

그의 모든 동작은 계산된 고요 속에 숨겨져 있다.


어떤 순간에 자신의 발톱을 드러낼 것인지,

어떤 순간에 물속으로 몸을 감출 것인지—

그 모든 것이 전략적이고, 목적적인 흐름이다.



너의 존재는 무심하고 차가운 의도를 품고 있다.

침묵 속에서 모든 것을 재고, 분석한다.

그렇기에,

네가 행동을 시작할 때,

그 결과는 이미 정해진 것이다.



악어는 내가 언제든지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며,

내가 언제든지 모든 것을 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며

고요히 존재한다.

그 고요는 바로 가장 큰 힘이기 때문이다.



너는 그렇게 ‘침묵’으로 세상을 지배하는 자.

넌 이미 기회를 포착하고,

그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



너는 악어다.

너의 침묵은 이미 승리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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