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꾸만 쓰고 싶어 하는 사람
어디까지 솔직해질 수 있을까.
언제 처음으로 아무도 읽지 않을 글을
쓰게 됐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확실한 건 나는 꽤 자주 메모장에, 일기장에,
나에게 보내는 메시지에, 블로그에 글을 썼다.
취미라고 하기에는, 정확히 무얼 쓴다고
말할 수 없어 나만의 비밀이었지만,
나를 가장 잘 설명해 주는 행위.
나는 종종 썼지만 그 글들은
누군가에게 읽히지 못하고 금세 사라졌다.
나의 글을 어디 내놓기에는
날것의 나를 들키는 것 같아 부끄러웠으니까.
글은 생각을 가감 없이 보여주니까.
사고하는 대로, 그 회로를 온전히 보여주는 일.
그래서 내 글 뒤로 내가 숨을 곳이 없으니까.
글을 쓴다는 건 망상에 빠지는 일일까?
너무 많은 문장이 삶을 피곤하게 만들지 않도록
그저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오랜 시간 고민했다.
나는 참 담백하게 살아가고 싶었다.
내 기억은 온전히 나만이 추억하고
견뎌야 하는 것이라 생각하며,
창작도 아니고 특별할 것도 없는
내 얘기를 글로까지 쓴다는 건
왠지 좀 징그럽고 느끼하다고 여겼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이란
그저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나는 자꾸만 쓰고 싶어지는 사람이니까.
어쨌거나 나와 같은 영혼을 가진 사람들이
내 글을 발견하고,
그냥 이런 사람이 세상에 있다는 것을 알아준다면,
그래서 아주 아주 작은 위로를 받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그랬듯이..
글은 낡지 않는 것 같다.
낡아진 생각과 낡아진 표현이 있을지 언정
글은 그때의 그 모습 그대로니까.
글 속에는 그때의 내가 살아있으니까.
자꾸만 읽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내 글이 닿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