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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지 Oct 05. 2023

내 집이 아니어도 내 집처럼

수영장 있는 집에서 살기

렌트로 1년 정도 살던 집주인이 집을 팔겠다고 알렸다. 첫 번째 옥션에서 집이 바로 팔렸다. 졸지에 세입자인 우리는 계약을 더 이상 연장할 수 없게 되었고, 새 집주인은 우리가 계약기간 전이라도 이사를 원한다면 언제든 편안히 나갈 수 있다고 공지했다. 당한 사람(?) 입장에서야 결국 자발적인 이사는 아니었지만, 우리도 무사히 이사 나갈 준비를 했고 부동산 중개인도 우리를 도와주겠다고 팔은 걷어붙였다. 그리고 한 한 달 정도가 흐른 후 부동산으로부터 집 하나를 소개 받았고 결국 그 집으로 지난 월요일부터 이틀간 이사를 마쳤다. 집 상태는 그 전 집보다 좀 더 오래된 듯했지만 강이나 바다로 가는 길목이었고, 슈퍼도 바로 앞이라 입지조건이 매우 좋았다. 그 와중에 우리 마음에 가장 들었던 부분은 바로 수영장. 호주 생활 10년 차에 드디어 개인수영장 있는 하우스에 살아보게 되었다. 타운하우스에 살던 때 수영장이 있긴 했지만 다른 집들과 같이 써야 하는 수영장이었다. 하지만 이제 우리 집엔 온전히 우리만 사용할 수 있는 수영장이 생겼다. 가운데로 갈수록 깊어지는 형태이고, 최대깊이가 1.6~1.7m 정도 되는 깊이라 성인이 이용할 만하기에 충분했다. 딸아이는 두 살 때부터 수영장에서 놀고 했었기 때문에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깊이였다. 제일 신나게 놀 수 있는 깊이.

평소에도 2m 깊이를 선호하는 6살 딸

쨌든, 당분간 우리 가족은 이 집에서 또 정 붙여가며 살아갈 것이다. 내 집이 아니어도 내 집인 것처럼 그렇게 말이다.

잔디 깎는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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