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퀴즈: 다음 중 가장 관련 없는 것 하나를 고른다면?
① 카카오 ② 코코아 ③ 코코넛 ④ 초콜릿
10년 전, 발리에서 열린 한 학술모임에 Guest speaker(초청 연자)로 참석하게 되어 극진한 대접과 함께 여러 가지 진귀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내 강의가 끝난 다음날, 나는 주최 측의 안내로 발리섬 관광에 나섰는데 그 코스 중에는 카카오 농장 방문이 들어있었다. 난 거기서 난생처음 노란 카카오나무 열매를 보고 '카톡'의 배경 칼라가 왜 노란색인지 알 것 같았고, 그때 그 농장에서 사 온 코코아는 또 얼마나 맛있었는지 아직도 그 맛을 잊지 못한다.
그 후 어느날 나는 초콜릿을 먹으면서 문득 '초콜릿은 코코아로 만드나? 카카오로 만드나?' 하는 의문이 들었는데 막상 대답하려니 입이 쉬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서 이제부턴 뭘 먹어도 제대로 알고나 먹자 싶어 여러 자료를 참고하여 다음과 같이 그 개념을 정리해 보았다.
카카오
- 카카오는 초콜릿의 주원료가 되는 카카오나무의 씨앗이다 -
※ 카카오 관련 용어들
1) 카카오나무(Cacao tree)에 열리는 열매를 카카오 팟(cacao pod)이라 한다.
이 열매의 겉모습은 길쭉한 아보카도처럼 생겼으며, 껍질은 단단하고 속은 하얀 과육으로 채워져 있는데 이 과육을 카카오 펄프(cacao pulp)라 부르고, 마늘처럼 생긴 이 과육 속에 박혀 있는 씨앗을 카카오 빈(cacao bean)이라 한다.
카카오 팟, 카카오 펄프, 카카오 빈을 함께 보여주는 그림
2) 이렇게 채취한 자연 상태의 카카오 빈을 발효해서 말리고 볶으면 비로소 초콜릿의 원료가 되는 볶은 카카오콩(roasted cacao bean)이 된다.
3) 그리고,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항산화물질이 많다고 소문난 카카오 닙스(cacao nibs)는
이 볶은 카카오콩에서 껍질과 씨눈을 제거한 후 잘게 부순 것이다.
코코아
- 코코아(cocoa)는 카카오콩을 발효, 건조, 로스팅 등의 과정을 거쳐 얻은 분말을 가리킨다-
※ 코코아 관련 용어들
1) 코코아 매스(cocoa mass)는 로스팅한 카카오콩을 곱게 갈아 만든 반죽 또는 덩어리 형태의 것으로 이것이 바로 초콜릿의 기본이 되는 성분이다.
2) 코코아 버터(cocoa butter)는 카카오 빈에서 추출한 지방 성분으로, 초콜릿의 풍미와 부드러운 식감을 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3) 코코아 파우더(cocoa powder)는 코코아 매스에서 코코아 버터를 빼내고 남은 고체 성분을 분말화한 것으로 이것이 바로 우리가 코코아 차로 타먹는 코코아 가루의 정체이다.
☞ 위에서 나온 코코아와 관련된 용어에는 cocoa 대신 cacao를 붙이기도 한다.
초콜릿
- 초콜릿(chocolate)이란 코코아 매스, 코코아 버터, 코코아 파우더, 설탕, 우유, 레시틴(lecithin- 유화제 역할), 향료 등을 섞어 만든 것이다 -
1) 다크 초콜릿(dark chocolate) 은 코코아 매스, 코코아 버터, 설탕이 주 성분으로서 초콜릿 중 카카오 매스 함량이 가장 높아 쓴맛이 강하고, 카카오의 풍미가 진하다. 칼라는 진한 갈색을 띠며, 쌉쌀한 맛이 나고,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여 심혈관 건강에 좋고 뇌 기능 개선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2) 밀크 초콜릿(milk chocolate) 은 코코아 매스, 코코아 버터, 설탕이 들어간 것은 여느 초콜릿이나 다름없는데 다크 초콜릿보다 코코아 매스 함량이 적고 우유 성분이 추가되어 밝은 갈색을 띠며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특징이다.
3) 화이트 초콜릿(white chocolate)의 주 성분은 카카오 버터, 설탕, 우유로서 코코아 매스가 전혀 들어있지 않아 흰색을 띠며, 초콜릿 특유의 쓴맛이 전혀 없다.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특징이며 코코아 버터의 고소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코코넛
Julius Silver 작품
남국의 운치를 더해주는 야자수(Palm tree)는 종려나무과(Arecaceae)에 속하는 식물로 이 과에는 2600여 종의 다양한 나무가 있는데 그중 우리가 알만한 품종 세 가지만 들어 설명해 보자.
1) 기름야자(Oil Palm) - 소위 팜유라 불리는 기름을 짜내는 야자열매를 맺는 품종이다.
2) 대추야자(Date palm) - 이 나무가 바로 성경에 등장하는 '종려나무'로서 그 열매의 생김새와 맛은 우리나라의 대추와 유사한데 우리 것보다 크기가 크고, 씹히는 속살이 많고, 당도가 높고, 영양이 풍부하여 간식거리로 아주 좋다.
이것은 그냥 먹거나, 속에 여러가지 견과류를 넣어 먹거나,그 위에 초콜릿을 입혀 먹기도 하는데, 우리나라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UAE의 만수르 왕자가 가장 즐겨 먹는 간식이라 하여 '만수르의 스테미너 간식' '라운딩 간식'이리는 이름으로 선전하고 있다.
3) 코코야자(Coconut Palm) - 이 나무의 열매가 바로 코코넛으로 열대지방의 보물이라 불릴 만큼 활용도가 높고 영양이 풍부한 열매다.
결론적으로, 코코넛은 초콜릿의 부가적인 첨가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카카오나 코코아와는 족보 자체가 다른 식물이다.
그런데 왜 이름에 코코가 붙어 카카오의 의붓아들이라도 되는 양 행세해서 사람 헷갈리게 만드는지?
혹시 그들 사이에 무슨 혈연관계라도 있나 싶어 알아봤으나 같은 열대/아열대 지방에서 자라는 이웃사촌이라 점 외 특별한 연결고리는 없었다.
※ 사진 출처:
Pinterest, pixabay, 나무위키, 구글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