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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적 충격'과 인사전략

월간인사관리 4월호 HR Vision 기고

by 최종연

최종연, 경영학박사 (jongyc55@naver.com)

TOC(Talent & Organization Consulting) 대표

중앙대 창업경영대학원 객원교수


I. '파괴적 충격'의 시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교수였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Clayton Christensen)은 일찌감치 기존 시장의 룰을 바꾸고, 새로운 가치 체계를 창출하며, 궁극적으로 기존 강자들을 무너뜨리는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을 주장하였다. 최근 한국기업들은 이러한 '파괴적 혁신'을 넘어서는 '파괴적 충격'에 직면해 있으며, 보다 과감한 전략적 대응 필요성이 점차 높아져 가고 있다.


글로벌 패권 전쟁 : 미·중 패권 경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으로 인해 세계 경제의 변동성이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이 불안정해지고, 관세 증대로 인한 전통적인 수출 전략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술 변화의 가속화 : 생성형 AI, 로봇 기술, 자동화의 발전은 기존의 산업구조와 노동시장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산업 구조의 변화 : AI, 플랫폼산업, 방위산업, 바이오, 2차 전지, 친환경·에너지 산업 등 신성장 산업이 부상하고 있으며, 화학, 금속, 유통, 건설 등 전통적 산업은 최근 정체되거나 어려움을 처해 있다.

노동시장 변화 : 고령화로 인한 정년 연장 요구, 통상임금 문제로 인해 인건비 측면의 상승 요인들이 증가하고 있고, 직원들의 웰빙 선호로 인해 성과 창출을 위한 동기부여가 큰 이슈가 되고 있다.

II. '파괴적 충격'을 이기는 6가지 인사 전략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 기업들은 변화의 크기와 속도 측면에서 더욱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며,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6가지의 인사 전략을 제시한다.


1. 전략적 리더십 육성

기업에는 현상을 유지하려는 강한 '관성(Inertia)'이 존재한다. 관성(Inertia)은 물리학에서 '물체가 외부 힘이 작용하지 않는 한 현재의 운동 상태를 유지하려는 성질'을 의미한다. 이 개념은 기업 경영에서도 유사하게 적용되며, 기업이 기존 방식과 관행을 지속하려는 경향을 뜻한다. 이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보다 혁신적이고, 전략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

과거 프로젝트를 통해 만난 분들 중에 최고경영진으로 성장하신 분들이 많다. 본인이 대리였을 때, 때로는 팀장이었을 때 본인이 부회장이나 CEO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 분들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리더의 육성은 결국 '다양한 기업가적 프로젝트와 직무 경험'을 통해 가능하며, 이 과정은 길면서도 상당히 계획적이어야 할 것이다.


2. 전략 대응을 위한 핵심 인재 확보

회사들의 성장과 전략적 대응을 위해 이의 실행을 담당할 '핵심인재'의 확보와 육성은 필수적이다. 삼성의 S급 인재 제도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인재를 발굴하고 영입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설계되었으며, 주로 글로벌 기업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올린 인재들의 확보를 목적으로 한다. CEO들에게 인재확보는 가장 중요한 성과목표 중의 하나이다.

인사부서는 전략 변화를 위해 장기적인 인재 전략을 수립하고, 우수인재의 확보와 유지를 위한 제반 제도 구축과 운영을 주도해야 한다.


3. 심리적 안전감 구축

'파괴적 충격'의 시대에 조직이 빠르게 변화하고 혁신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하고,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환경이 필요하다. 구글의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는 성공적인 팀의 공통점에 '심리적 안전감'이 작용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를 바탕으로 구글은 ‘비난하지 않는 문화(No Blame Culture)’를 조성하여 직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 기업들은 여전히 위계적 조직 문화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아, 신속한 의사결정과 변화를 수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인사부서는 혁신의 가속화를 위해 임직원들의 생각이 보다 자유롭게 소통될 수 있는 환경인 '심리적 안전감'을 촉진해야 할 것이다.


4. 성장 마인드셋 확보

과거 마이크로소프트(MS)는 애플, 구글, 아마존과 같은 경쟁 기업들이 클라우드, 모바일, AI 등 신기술에 빠르게 적응하며 성장하는 가운데, 여전히 윈도우와 오피스 같은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제품에 의존하고 있었다. 결국 혁신이 정체되면서 시장 점유율이 급격히 하락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새로운 CEO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는 취임 후,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을 강조하며 "우리의 목표는 '완벽한 조직'이 아니라 '배우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다."라고 강조하며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정착시켰으며, 이후 시가총액이 2014년 3,000억 달러 수준에서 2023년 2조 달러를 돌파하며 7배 가까이 성장하였다.


5. 다양성 확보

다양성(Diversity)은 혁신과 경쟁력 확보의 필수 요소이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과 경험을 가진 인재가 협력할 때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이 향상된다.

최근 국내 인사 환경은 다문화적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특히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는 기업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직원들의 협업을 통해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다양성'을 적극적으로 장려할 필요가 있다.


6. AI 대응

AI의 도입에 따라 기존 직원들의 기술 및 직무 능력이 변화에 따라 기존 직무가 AI와 함께하는 방식으로 변할 수 있도록 직무 분석을 실시하고, 새로운 역할과 책임을 정의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예를 들어, 기존에 반복적이고 수동적인 업무를 AI에 맡기고,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업무로 직무를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직무를 재설계하는 것이다.

또한, AI 도입은 단순히 기술적인 변화 뿐만 아니라 조직 문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사는 AI와 협업 문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문화를 조직 내에 확립해야 하며, 이를 위해 변화 관리와 스킬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여야 할 것이다.


IV. HR : 혁신 가속화의 주체

불연속 적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의 혁신 역량의 확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인사부서는 전략적 리더십 육성, 핵심 인재 확보,, 심리적 안전감 구축, 성장 마인드셋 확보, 다양성 관리, AI 확산 대응 등의 인사전략을 통해 외부로부터의 '파괴적 충격'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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