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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력을 일깨워준 나의 멘토

월간 인사관리 기고

by 최종연

두 분의 멘토


나를 인사임원으로 일하게 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친 멘토를 한 명으로 꼽기는 어려운 것 같다. 그렇지만 크게 지도교수셨던 전용욱 교수님, Accenture에서 상사였던 Catriona Brash를 꼽을 수 있다.


전용욱 교수님 : 우선 전용욱 교수님을 통해서는 프로페셔널로서의 일에 대한 책임감 및 도전의식을 배울 수 있었다. 교수님은 미국 MIT에서 국제경영 및 전략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으시고 한국경영학회장을 역임하시고 중앙대 경영대학원장, 우송대 및 세종대 부총장을 거쳐 현재 숙명여대 글로벌사회교육원장으로 근무하고 계신다.


교수님과의 인연은 대학시설 군대를 다녀와 대학에 복학한 후부터 시작한다. 1990년부터 이후 석사/박사과정을 거쳐 지금까지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 당시 학부에서는 강의를 통해 뵐 수 있었고, 이후 석사 학위 동안 연구실에서 조교로 근무하는 동안 향후 일을 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여러 역량을 키울 수 있었다.


교수님은 항상 세상의 새로운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또 학생들의 가능성을 믿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전적인 과제를 제시하여 문제해결 역량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 또한 모든 강의를 항상 토론식으로 진행하여 학습의 중심이 교수가 아니라 학생이라는 사실과 이 과정에서 질문의 핵심을 파악하고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이끌어 주셨다. 특히 석사과정에서 너무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경험하면서 후에 업무과정에서도 일을 피하지 않는 적극적인 자세와 어떤 일이든 풀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보할 수 있었다.


Catriona Brash : 다음은 Accenture 한국사무소에서 인사조직분야의 파트너로서 일하면서 나의 상사였던 Catriona Brash는 일의 중심이 누구에게 있는지, 리더는 구성원과 어떠한 관계여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교훈을 주었다.


한국은 아시아 퍼시픽 지역에 속하고 있었고, Catriona는 지역 Lead 역할을 담당하고 나는 한국 Lead로서 직접 보고하는 관계였다. Accenture는 일상적으로 영어를 많이 쓰는 조직이었는데, 나는 외부에서 입사하면서 영어도 매우 부족하고 회사에 대한 이해도 매우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 당시 나는 Catriona와 2주 간격으로 1대 1 Call 미팅을 했었고 주제는 주요 사업진척 사항에 대한 것이었다. 놀라웠던 경험은 나에게 Catriona는 당시 새롭게 시작하여 그다지 좋을 수 없었던 사업 성과에 대한 부정적인 피드백보다는 그 내용에 대해 깊이 듣고, 항상 마지막으로 “내가 어떻게 당신을 도울 수 있느냐?”라는 질문을 통해 나에 대한 지지를 항상 표명해 주었고, 솔루션에 보다 효과적으로 접근하도록 이끌었다. 반면 회사 내부의 규칙에 대한 위반이 발생했을 때는 원칙에 기반해 엄격함을 보여주는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Catriona를 통해 리더는 자신의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부하직원들을 닦달하고 채근하는 역할이 아니라 부하직원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역할을 명확히 인식하고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도록 돕는 멘토라는 인식을 명확히 제시해 주었다.


위의 두 멘토를 통해 배울 수 있었던 사실은 사람은 누구나 본인이 직면한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충분히 지니고 있으며, 이를 믿고 지원해 주면 본인의 이해관계를 기반으로 보다 도전적으로 그 업무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멘토로서의 나의 역할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은 리더가 역할이 확대될수록 실무자처럼 모든 일을 일일이 해낼 수는 없을 것이다. 이때 리더가 더 큰 파워를 얻기 위해서는 함께 일하는 구성원 모두가 본인들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고, 그 결과로써 달성한 성과를 함께 공유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구성원이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은 결국 리더 본인의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도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구성원을 지원하려 노력한다.


존중 : 멘토로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구성원 하나하나를 내면에서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본다. 모두가 독립적인 인격을 가진 주체로서 대하기 위해 많이 노력한다.


면담 : 구성원 개개인의 경력개발 니즈, 강약점, 애로사항 등에 대해 충분히 파악하고 필요한 대응을 해 주기 위해 주기적인 면담을 실시한다. 이를 통해 개인이 자기계발에 대해 충분한 동기부여를 가질 수 있도록 가이드를 제공한다.


최소한의 개입 : 구성원의 역량을 살펴보고, 개입의 수준을 정한다. 원칙은 구성원의 역량이 받쳐준다면 최소한의 개입을 전제로 한다는 것이다. 의사결정에 너무 많은 개입을 하고 너무 자세한 부분까지 간섭하게 되면 개인의 판단의 자유도가 현격하게 떨어지게 된다. 이는 업무의 효율성 측면뿐 아니라 개인의 성장 측면에서도 제약을 가져오게 된다. 개입할수록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회피하고 모든 것을 확인 후에 진행하려 하는 부작용이 생겨난다.


포지티브 피드백 : 피드백에 있어서는 사실에 대해서는 객관적으로 피드백을 주되 되도록 긍정적 피드백을 하려 노력한다. “—해 보자” “—해 보면 더 좋아질 것이다” 등으로 하여 현재 내용에 대한 부분에 객관적인 사실을 전달하고 더 나아지는 방법에 대해 고민토록 하는 것이다.


스킨십 : 결국 업무적인 부분에서 피드백으로는 인간적인 친밀감이 형성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구성원과의 점심 및 회식도 매우 큰 윤활유 역할을 하게 된다. 대기업은 다국적기업에 비해 좀 더 계층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권위주의가 조직 내의 소통을 가로막고, 문제해결의 가장 큰 장애가 될 수 있으므로 업무의 보고체계는 공식화하되 조직문화는 보다 수평적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결어


지금까지 수많은 분들이 모두 나의 멘토였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서 또 다른 측면에서는 그렇지 않은 측면도 있었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 모든 것들이 지금의 내가 형성되는데 많은 영향을 주었다.

인간은 상호작용하면서 살아간다. 우리가 일을 하는 과정에서 좋은 사람들과 일한 기억이 많아진다면 인생이 보다 풍부해지고 즐거워지지 않을까. 나 또한 함께 일하는 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 본다.



* 월간인사관리에 기고했던 글을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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