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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빛나라 Nov 04. 2022

볼리비아 출장 후기

젠더 범죄 피해자 지원센터 사업

<인천 ㅡ 워싱턴 DC ㅡ 보고타 ㅡ 라파즈>

40시간 이상의 비행으로 지친 육체는 현지 시간 새벽 2시에 4100미터 고산에 위치한 국제공항에 드디어 발을 딛고 섰다.

유럽이나 북미에서 온 관광객들로 한참 줄지어 선 입국심사대를 긴장하며 내 차례를 기다렸다. 종로에 있는 볼리비아 대사관에서 미리  관광비자를 받고 와서 무사히 입국할 수 있었다.

공항  밖에 서니 긴장이 풀려서인지 예상치 못한 고산증 공격이 이어졌다. 4천 미터가 넘는 엘 알토 공항에서부터 3800미터 라파즈 시내 텔에 도착해서도 역시나 두통과 샤워할 때 호흡곤란까지 이것이 볼리비아의 첫인상이었다.


우리팀이 수행해야 할 업무는 볼리비아 검찰청에서  관할하고 있는 성범죄와 가정폭력 범죄자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수사할 과학수사도구 지원과 성범죄와 가정폭력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한 센터를 구축하는 사업이 과연 타당성 있는 사업인지를 확인하는 현장조사였다.

구체적인 사업내용을 다 공개할 수는 없지만, 과학수사용어는 물론이고, 법정 용어까지 내가 평소 사용하지 않는 단어 사용으로 통번역에 어려움이 상당했다. 사실 출장기간 내내 부끄럽고 민망했다. 순간순간 나의 바닥을 들켜버서이다.


수도 라파즈에서 코차밤바를 지나 수크레로 이동하는 일정이었는데, 라파즈가 행정수도인 반면 사법수도는 남쪽의 수크레(Sucre)였기 때문에 우리가 만나야 할 검찰청 본청은 바로 그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수크레에 위치한 대법원

수크레 주변에는 은광이 있었던 포토시와 볼리비아의 센터 코차밤바, 그리고 상업의 중심지 산타크루즈 이 세 개 지역과 접하고 있어 예로부터 물류의 중심지어서 상업과 농업이 발전했다고 한다. 스페인 침략 시부터 아름다운 백의 도시로 전통을 이어온 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되었다.

수크레 어느 성당 테라스 전경

오전 8시부터 회의와 실무자 인터뷰 등으로 매일이 빡빡한 일정이었는데, 그 와중에도 짬을 내어 아름다운 도시를 만끽할 수 있었다.

검찰청 관계자들의 친절하고도 적극적인 협조 덕분에  조사에도 진척이 있었고, 틈틈이 볼리비아의 전통을 접할 수 있는 곳에서 점심식사를 하면서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16일 여행 중 이동에만 3일이 빠지는 엄청 먼 거리만 아니라면 또 가고 싶기도 한데... 다시 갈 기회가 생길는지...


라파즈 마녀시장

마지막 날 오후 출국 준비 전에 기념품 구매를 위해 전문가들과 함께 마녀 시장으로 향했다.

페루, 에콰도르와 마찬가지로 볼리비아 역시 양털, 야마, 알파카제품이 유명했는데 모직 중 가장 으뜸은 바로 베이비 알파카 제품이었다.

100% 베이비 알파카는 볼리비아 물가 대비 가격대가 상당했는데, 가족들을 생각하며 너도 나도 더 부드럽고 고운 제품을 구매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골목골목을  누볐다. 

그런 관광객의 심리를 한 데 모으기 위해 골목골목 아름답게 수놓은 형형색색의 장식구들이 마녀 시장의 매력에 빠지게끔 마술을 부리고 있었다.


볼리비아 예비조사 최종보고서 작성 중이라 멤버들의 현장 사진을 다 모아놓고 보니 비록 몸은 피곤하고 통역 스트레스는 있었지만 그만큼 많이 배우고 유익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도 여행이 일상이 되고, 일상이 여행이 되는 이런 인생, 내가 늘 추구하던 삶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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