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빛나라 Dec 13. 2022

동료이자 친구의 부고 소식

오랜 병상에서 해방된 것을 축하해

버킷리스트의 뜻이 뭔지 알아?

다들 알겠지만 기 전에 꼭 한 번쯤은 해 보고 싶은 것들이야.

어원은 '죽다'라는 의미의 '양동이를 차다(Kick the Bucket)'란 관용어로, 목을 매고 죽을 때 양동이 위에 올라가서 목을 끈에 걸고 양동이를 발로 차서 죽는 것에서 유래했다지.


국제개발협력하는 친구들이  해외봉사도 해외근무도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지원했다가 실망이나 실패를 경험하는 분들에게 힘이 되고자 썼던 <멋진 줄 알았다> 후속을 기획할 때였다.

무슨 주제로 작성해볼까 고민하던 우리는 매주 화상회의를 이용해 모였다. 해외에서 근무 중이던 나도, 육아에 힘쓰던 친구도, 지방에서 일하던 친구도, 병상에 있던 친구도 다 함께 생각을 공유했다.


우리는 Kick the Bucket이 아니라,

Keep the Bucket 하자며 죽기 전에 하고 싶었던 소망을 책으로 남겨보자 하고 시작한 프로젝트가 실제로 책으로 탄생하기까지 그녀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나에겐 시간이 많지 않아......"

그 한 마디가 우리를 끌어왔다.


미처 글을 다 마치지 못해 책에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각자의 소망이 뜬구름이 아니라 실현 가능할 거란 소망을 보게 된 날, 우리는 더 끈끈해진 것 같은 경험도 했었다.


병상에서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던 그녀는 브런치를 통해 독자들과 소통해왔다. 진통제 투혼 속에서도 그녀는 살아서 우리와 함께 그 자리에 있는 듯, 늘 솔직하고 담백했다.

민경인 더 이상 버킷(양동이)을 붙들 수 없는 상태임을 알기에 판타지 같은 글을 남겼지만, 하나님이 그녀에게 암덩어리를 걷어가신다면 그녀는 반드시 그렇게 살았을 것 같은 글을 썼다.

민경이를 아는 사람이라면 공감하겠지만, 그래서 읽을수록 슬퍼지는 매직을 이 책에 입혔다.


친구의 부고를 접한 오늘.

화환을 보내면서 그녀의 자유를 축하했다.

하늘나라 가는 길이 꽃 길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리고 그리워하고 그리워하며

이 글을 남긴다.

사랑해. 친구야.



https://wooribugo.co.kr/funeral/view/38818?ngt=1



https://brunch.co.kr/@ujw8907



https://m.blog.naver.com/shkb85/222523249632


http://m.yes24.com/Goods/Detail/105609315


작가의 이전글 행복한 삶에 대한 이론적 고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