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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이스 Dec 20. 2023

여자 혼자 중동 여행 위험하지 않아요..?

글쎄요…

사우디 도착 후 다음날 예정대로 병원에 출근했다.


staff experience department에 가서 직원 카드를 발급받았다.


아, 그거 알아? 직원 카드를 여기선 badge라고 부르더라. 난 뭐 identifocation card라고 할 줄 알았지… ㅎㅎㅎ


그러곤 몇 개월 동안 사용할 생활비를 현금으로 주고 medical card 발급 신청하고 했더니 다음 주에 나오라는 거야.


그럼 일주일 동안 뭐 하냐고 물었더니 숙소에서 편안하게 쉬래. 비행기 타고 오느라 힘들었을 테니까.


나야뭐 땡큐하고 룰루랄라 나왔지. 어차피 월급은 주니까 지금 열심히 놀아야겠다 생각하고 매일매일 놀러 다녔어. ㅎㅎㅎ


1. Sally Cafe

 월요일 저녁 밋업 모임에 나갔어.

깨어 있는 사우디 청년들과 3시간 넘게 영어 수다를 떨고 왔지. 난 자고로 여행하면 무조건 현지인을 만나야 한다는 주의여서 그냥 모임에 나갔어. 모임에는 해외에서 유학을 한 청년들이 많이 와 있더라고.


13년 동안 일본에서 유학하면서 박사학위까지 받은 사우디 언 친구, 인도인이지만 여기서 25년을 살아온 인도 청년( 웃긴 건 25년을 여기서 살았는데도 아랍어를 할 줄 모른대 ㅋㅋㅋ 영어로 의사소통 하면서 살 수 있으니까 굳이 필요 없었던 거지, 아랍어는), 7년 동안 캐나다에서 살았던 사우디 언 친구, 마디나 (사우디의 도시)에서 살다가 1년 전에 결혼해서 리야드로 이사 온 마르와(성별:여자) 등등.


이 모임에 나가서 알게 된 게 사우디 전통음식으로

켑사을 꼭 먹어봐야 한다고 해서 다음날 먹기로 했어.


2. Najd village (사우디 전통 음식 켑사 먹기)

sally cafe 근처에 있는 사우디 전통 음식점이야. 밋업에서 추천받은 레스토랑으로 사우디 전통 느낌이 팍팍 나더라고.  나 홀로 켑사를 먹기엔 양이 너무 많아 밥은 대부분 다 남기고 치킨만 다 먹었어. 후식으로 사우디 전통 커피를 시켰는데, 아휴 향이 너무 강하더라. 다행히 대추랑 함께 나와서 같이 곁들여 먹으니까 좀 먹을만했어. 여기선 대추를 Dates라고 하는데 진짜 많이 먹어. 또 맛있기도 하고.


3. kingdom tower: sky bridge

저 맥주병 오프너처럼 생긴 전망대에 한 번쯤 올라가 보고 싶었어. 그래서 밥도 먹었겠다 한번 또 올라가 봤지. 입장료는 69 리얄이야. 킹덤타워에서 2층으로 에스켈레이터 타고 와 오른쪽으로 오다 보면 구석에 sky bridge 올라가는 입구가 있어.


분명 entrance door에는 11am-12pm까지 오픈이라고 쓰여 있는데 문이 잠겨 있는 거야, 그래서 옆에 명품 매장에 들어가서 물어보니 기도하러 갔을 거라고 20-30분 기다리면 문을 열어 준대. 그래서 난 또 30-40분을 백화점 아이쇼핑을 했지. 명품의 향기를 맡으니까 돈 많이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핵쏘간지…..


그렇게 30-40분을 보내고 입구에 오니까 히죽거리면서 어슬렁어슬렁 직원이 걸어왔어. 난 입장료를 내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77층까지 올라갔어. 77층에서 내려서 다시 복도를 조금 지나서 다른 엘리베이터로 99층으로 향했지. 비행기 이륙할 때처럼 귀가 먹먹 거리더라.


뷰는… 낮이라 그냥 그럭저럭 했어. 리야드의 예쁜 뷰를 보고 싶다면 밤에 가는 걸 추천해. 전망대는 어디든 야경이 아름다운 것 같아.


4. Diriya

사우디가 시작된 최초의 도시, 디리야.

밋업에서 만난 친구 마르와랑 디리야에 다녀왔어. 성처럼 생긴 곳인데 가볼 만 해. 입장료는 없고 걷다 보면 배고프니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돼. 약간 비싸긴 하지만 맛나더라. 피자에 고수가 올라가 있는데 향이 좋아. 고수를 좋아한다면 정말 맛있다고 느낄 거야.


뮤지엄이도 들렀는데 거기 아마 나무처럼 생긴 게 있을 거야. 그건 사우디 왕가를 기록해 놓은 나무인데, 아이고 무슨 왕족이 그렇게 많은지,,, 신라 시대 성골 진골을 보는듯한 느낌이었어.  아무튼 가볼 만한 곳이야, 제주도 느낌도 나고.


5. Al masmack palace musieum

사우디에 먼저 온 친구와 함께 왔어. 베프인데, 나보단 언니야. 언니가 운전을 하고 갔는데 정말 손에서 식은땀이 나더라. 난 옆에 앉기만 했는데도.


그거 알아, 여기 운전은 정말 개떡같이 해. 신호 무시, 차선 무시,  정말 마리오 게임하듯이 운전을 한다고 할까. 끔찍한 차 사고 날 뻔했다니까. 다행히 사고를 면했지만 심장이 쫄려서 다신 장거리 운전땐 언니 차를 타지 않겠다고 다짐했어.


박물관은 쏘쏘, 그냥 차사고 날뻔한 상황만 기억나. ㅎㅎㅎ 멀어도 꼭 우버를 타도록.


6. soundstorm music festival

12월 14-16일까지 리야드에서 큰 음악 행사가 열린다고 해서 67km를 우버 타고 갔어. 오후 4시부터 새벽 2시까지 오픈이라고 해서 난 얼리버드니까 4시에 갔는데 조용하더라.


7시 좀 넘으니까 해가 지고 사람들이 어슬렁어슬렁 나타났어. 음악도 왕왕 나오고. 난 힙합을 잘 모르는데 아무튼 라인업이 미쳤다고 하더라고. 내가 알만한 시람은 50 cents가 전부였어.


술 없는 술 파티라고 할까. 술 안 마시고도 이렇게 잘 놀 수 있나 싶었어. 아주 징그럽게 춤을 잘 추더라.


관람객 중엔 여자도 있고 남자도 있었는데, 대부분은 남정네들이었어. 뭐 그렇다 해도 뭐 하나 꿀릴 건 없지. 난 영어를 할 줄 아는 외쿡인 여자니까. 열심히 소리를 지르고 팔을 흔들다가 9시에 귀가했어. 우버를 잡는데 한 시간이 걸렸지만 it was worth it.


우버 기사가 센스 있게 팝송을 틀어 줬는데, 맙소사 다 나의 18 번들. 택시 안에서 페스티벌 보다 더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 뭐야.


이상한 건, 나 혼자 뮤직 페스티벌에 갔다 오니까 우버 기사가 영 이상하게 보더라. 보통은 친구랑 같이 오는데 여자 혼자 가는 걸 처음 보나 봐.


아니 친구가 없다고, 유일하게 아는 친구는 지금 일하는 중이라고. 그럼 어떻게 해. 나 혼자라도 와야지. 티켓도 왕창 싸게 구했는데.


아무튼 여기까지가 나의 홀리데이!!!


내가 생각하기엔 여자 혼자 여행해도 괜찮은 것 같아. 모든 상황은 내가 하기에 달렸으니까. 무조건 인전 하다고는 말 못 하겠지만,,, 다 사람 사는 동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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