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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로 Apr 25. 2024

 돌봄을 생각하는 세 가지의 이야기

#2024.04.22 - 부천시 장기요양요원 시민정책 토론회

부천시에서 하는 장기요양요원 시민정책 토론회에 다녀왔다. 요양보호사, 장기요양센터 기관장, 시의원, 기관장, 정책담당당자, 관련분야 전문가, 실무자, 일반 시민 등 다양한 사람이 모였다. 요양보호사가 일하는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 임금 수준이 낮고, 일에 대한 인식과 가치가 매우 저평가 되어 있다. 인권이 존중받지 못하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것을 그대로 보고 있는 우리 사회는 어떤 사회인가? 그런 사회적 문제를 변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이 있다. 어느 하나의 변화만이 아니라 정말 다양한 영역에서 노력이 필요하다. 변화가 필요하고, 변화를 통해서라도 바꿔내야 하는 이유는 '돌봄노동'이 가진 중요한 가치 때문이라는 생각을 한다. 이 날 현장에서 요양보호사 한 분이 한 말이 기억에 맴돈다. 내가 느낀대로 그 말을 요약해 보자면, 내가 누군가를 돌보는 것은 매우 기쁘고 보람있는 일이지만, 그런 나의 노동이 열악한 조건에서 인권적인 무시 속에 있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라는. 돌봄 노동이 만들어 내는 훌륭한 가치가 있는 반면 사회의 시선과 대우가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02. 2024.04.022 - 돌봄세미나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직접 누군가를 돌보는 것은 아니지만, '돌봄'의 가치를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어떤 방식으로 기획하고 펼쳐나갈지에 대해 기획하는 일을 한다. 10년간 한 단체에서 우리 단체가 가진 정체성에 충실해서 일을 하다보니, 시야가 좁다는 것을 느낀다. 그런 와중에 노동운동하는 분, 사회학 공부를 하는 분, 인권활동을 하는 분 등 다양한 사람이 모여 돌봄세미나를 한다는 말을 듣고 그 모임에 참여하게 됐다. 


함께 읽을 책은 <돌봄과 연대의 경제학>이라는 번역서 인데, 끝까지 읽고 함께 하기 위해 이곳저곳 책을 가지고 다닌 탓에 책이 너덜너덜해졌지만 끝까지 읽지는 못햇다. 그래도, 이 책이 가진 탐구적 매력이 있다. 돌봄 노동이 평가절하 되어 있는 것은 단지 한국사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적인 현상인데, 누군가 승자가 있는 권력적인 지배체계, 가부장적인 지배체계, 자본주의 사회 이익 중심 체계 안에서 '돌봄'이 어떻게 취급되어져 왔는지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 사회에서 '돌봄'이라고 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윤'을 창출하지는 못하지만 인간 삶의 질을 향상 시켜주는 중요한 '경제적 행위'임을 인정받고 존중받는 체제의 전환까지 다루고 있어서, 나의 시야를 넓히는 데에 큰 도움을 주었다. 


책을 통해 새롭게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요양보호사의 권익보호를 말할 때 단지 노동조건 그 안에만 매몰되어서는 안 되고, '돌봄'이라고 하는 사회적 가치, 정책, 정치적 의제에 까지 같이 접근하여 '돌봄'을 제공하는 돌봄노동자들이 돌봄의 정책에 관여할 수 있는 민주적인 참여와 노동의 조건이 같이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책이 가진 힘에 더해 돌봄을 둘러싼 사회의 변화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활동가들이 참여한 세미나라 내 좁은 시야를 열어 가는 데에 큰 도움이 된 시간이었다. 


#03. 2024.04.24 - 상상공책

우리 조합의 책읽기 세미나 상상공책. 조합원들과 함께 하는 돌봄과건강에 대한 책읽기다. 이번 책은 김용익 전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쓴 책. 신문에 연재했던 돌봄에 대한 이야기를 엮은 얇은 책이다.돌봄을 둘러싸고 우리가 알아야 할 돌봄의 현실을 이해하고,우리가 추구해야 할 방향에 대해 매우 잘 요약정리된 책이다. 돌봄에 대해서 무엇부터 생각해야 할지 모를 사람들. 혹은. 앞으로 우리 조합에서 돌봄에 대한 사업을 이끌어나갈 사람들이 한번쯤은 꼭 읽고 이야기 나누어 보고 싶다고 생각한 책. 이 책을 중심으로 조합원들과 함께 돌봄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돌봄토크를 열어 봐도 좋겠다. 우리의 경험이 이야기가 되고, 그 이야기가 사회를 변화시켜가는 주춧돌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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