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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도나무 김영주 Nov 08. 2024

위로받고 갈래?

스트레스 상황의 ENTJ는 어떻게 INFP에게 위로를 받는가.

"너, T야?"


그렇다. T다. 이것은 ENTJ의 이야기이다.


ENTJ의 주기능은 외향적 사고(Te)이다.

외부세계를 분석하고 판단하면서 주변에서 문제점이나 개선해야 할 점을 찾아내는 선수다.


뭐 특별히 비상사태는 아니다. 하지만 이대로 있으면 안 될 것 같고, 어서 문제를 해결해야만 할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이 상황을 문제로 생각하지 않는 거지?'


남들은 지금 이 상황을 문제로 생각하지 않다니... ENTJ는 점점 더 답답할 수밖에...


출처:픽사베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왜 이 상황이 문제라는 거지? 왜 저렇게 혼자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그러면서 점점 더 외로워지는 ENTJ.


그렇다고 ENTJ가 문제점찾기만 할까? 천만의 말씀. ENTJ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ENTJ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단 높은 목표를 세운다.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계획을 짜고, 주어진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이를 추진한다. 시간과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알고,  누구에게 무엇을 맡기면 좋을지도 잘 안다.


개인의 목표뿐 아니라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목표를 위해서도 조직력을 발휘하고 진취적으로 일을 추진한다. 그러다 보니 ENTJ는 자연스럽게 리더십을 발휘하기도 한다.


ENTJ의 주기능은 외향적 사고(Te)가 아니던가. ENTJ의 바로 그 T는 상황과 사건을 논리적으로, 객관적으로 분석한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논리적으로 설득하며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려 한다.


거기에 ENTJ는 부기능인 내향적 직관(Ni)을 통해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아우르는 거시적인 안목, 다양한 관점을 통합한 통찰력을 발휘하며 큰 비전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래서 ENTJ는 강인해 보이고 멋있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ENTJ도 스트레스 상황에서 열등기능이 폭발하는 경우가 있으니...




외향적 직관(Te)을 과도하게 사용하다 보면 세상이 너무 모순덩어리 같다. 만사가 문제인 듯 보인다. 그리고 주변사람들의 감정과 상황을 너그럽게 이해하지 못하고 분노할 수도 있다. 본인은 의도치 않았으나 주변 사람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그러면서 자신은 더욱더 외로움과 우울감 속에 빠져들기도 한다. 어느새 내 마음은 전쟁터다.


이것이 바로 ENTJ의 주기능의 반대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열등기능(Fi)이 폭발하는 순간이다.


자신의 감정과 욕구와 가치를 충분히 돌보지 못한 채 외롭고 우울하다고 느끼는 순간...


그럴 때는 'ENTJ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상황' 자체를 서둘러 해결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은 'ENTJ의 마음의 평화'를 회복해야 할 때다.




자, 신뢰할 만한 INFP유형의 선배나 친구가 있다면 도움을 청해보자. (후배도 괜찮지만, ENTJ들은 자신의 약한 모습을 남들에게 보이고 싶어 하지 않는 경향이 있으므로 후배보다는 신뢰할 만한 친구나 선배를 찾기로 하자.)


INFP유형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무엇인지 아는가.


 "그럴 수 있지!"


이것은 절대 영혼 없이 하는 말이 아니다. 진심으로 하는 말이다. INFP는 자신의 감정과 욕구,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존중받고 싶어 한다. 그래서  INFP들은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도 있는 그대로 존중해 주고 공감해주려고 한다.


앞서 이야기했던 대로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에서 세상 근심 걱정을 혼자 다 짊어진 채, 외로움과 우울감에 빠져있던 ENTJ가 믿을만한 INFP 선배나 친구를 만나서 대화를 하다 보면 큰 위로를 얻을 수 있다.


ENTJ가 지금 어떤 점이 문제인지, 지금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한참 이야기하며 답답해할 때, INFP는 경청해 주며 짧게 이렇게 말해준다.


ChatGPT가 그려줬어요.


"근데 그 문제를 지금 꼭 해결해야 하는 거야?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괜찮아, 지금도 넌 정말 잘하고 있고 대단해!"


사실 ENTJ도 알고 있다. 이 세상의 모든 문제를 지금 당장 내가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것을.. 그리고 남들이 다 내 마음에 들 수도 없고, 다른 사람들이 다 나와 같을 수는 없다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상황,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문제,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목표에 스스로 짓눌려 있었던 것이다.


이럴 때 INFP가 괜찮다고, 그럴 수 있다고 한 마디 해주는 것이 ENTJ에게는 오히려 큰 위로가 되고 새롭게 일어설 힘이 된다. ENTJ의 열등기능(Fi)이 INFP의 주기능(Fi)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건 ENTJ인 나의 경험담이기도 하다. 세상 근심걱정을 혼자 다 짊어진 듯 힘겨워할 때마다 내 고민을 차분히 다 들어주고 내게 그렇게 위로와 힘을 주었던 선배들을 떠올려보면 공통적으로 INFP들이었다. 그 시절에는 MBTI를 모르던 때였지만...


물론 INFP도 ENTJ의 논리적인 분석과 문제해결의지를 대단하다고 생각해주기도 한다(고 생각한다). 


INFP의 열등기능인 외향적 사고(Te)가 ENTJ에게는 주기능이니 말이다.

이 자리를 빌려 후배의 불평불만이 담긴 투정을 애정으로 들어주고 따뜻한 마음으로 품어주었던 INFP선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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