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수학지능은 도로에서 어떻게 발휘되는가?
"벤틀리 옆에 주차 좀 하지 마.
그게 얼마짜리 차인데..
긁으면 어쩌려고"
야자감독하고 늦게 마치는 날은
아파트 주차장이 이미 만차인지라..
주차공간 찾기가 힘들었다.
그런데 어느 날 빈칸 하나가 보이길래
'오예~'하며 주차를 했다.
그 이후에도 운 좋게
그 옆자리가 비어있길래
호기롭게 두어 번 주차를 했더니
남편이 내게 진지하게 말했다.
그러고 보니
옆 칸에 주차된 차에는
B라고 폼나게 적혀있었다.
벤틀리가 뭐지?
그제야 검색해 보고 알았다.
벤틀리가 엄청 비싼 차였구나.

대학 졸업 후 운전면허를 따고도
운전면허증은 거의 10년간
신분증 기능만 했다.
운전에 흥미도, 자신도 없었다.
운전학원에서 치른 기능시험에서도
떨어진 적 있던 나였으니.
다중지능 8가지 지능 중에서
나의 하위 지능 3개는
신체운동지능, 공간지능,
자연친화지능이었다.
이게 다 운전에 필요한 지능인데...
이게 다 약점지능이다 보니
운전에는 영 흥미도,
소질도 없었던 것이다.
운전능력은 그렇다 치더라도,
공간지능이 높았더라면
시각적 요소에 관심도 많았을 테고,
자동차를 볼 때도
디자인과 차종을
유심히 보았을 수도 있다.
공간지능이 약점인 반면,
논리수학지능이 강점인 나!!
나는 예전부터
도로 위의 내 앞차를 보면
번호판의 숫자부터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는 순간적으로
그 숫자의 규칙을 찾아본다.
예를 들어 2368이라는
차 번호를 보았다면,
'2 더하기 3은 6이고,
2의 3 제곱은 8이지!'
이런 식이다.
만약 4673이라는 차 번호를 보면,
4와 6을 더하면 10이고,
7과 3을 더해도 10이지!
번호가 좋은걸'
이렇게 말이다.
주행 중 앞차를 보는 찰나에
이런 숫자 규칙을 찾다 보면,
내 앞차가 제네시스인지, 벤츠인지는
눈에 들어올 틈이 없다.
그러다 보니
자주 보는 직장동료의 차종이
무엇인지도 잘 기억을 못 한다.
차번호로 기억할 뿐.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듣고
조용히 내게 고백하는 사람도 꼭 있다.
"사실, 나도 그래!!"

그림출처: chatG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