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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고의 교사 Jan 30. 2024

2022. 8. 1. 월요일. 육아일기.

결혼할 수 있을까??

  봄봄이(둘째)는 요즘 들어 예쁘다는 단어에 특히 관심을 많이 보인다. 아빠나 엄마에게 예쁘다는 말을 듣기 위해 본인이 착용할 수 있는 각종 액세서리(목걸이, 귀걸이, 반지 등)를 착용하고 (스스로 생각했을 때) 예쁜 표정을 지으며 우리에게 묻는다.


  "나 예뻐요??"


  오늘도 봄봄이는 어김없이 최대치로 치장을 하고 나에게 다가와 예쁜 표정과 애교 넘치는 말투로 나에게 말한다. 여기서 잠깐! 앞서 언급한 '최대치'의 의미는 말 그대로 가용한 액세서리를 모두 착용한다는 뜻이다. 내가 봄봄이를 보기에는 정말 과한데, 본인이 스스로를 보기에는 예뻐 보이나 보다. 다시 본론으로 넘어간다.


  "아빵~~. 나… 이쁘죠?"

  "(선의의 거짓말이 티 나지 않도록)응! 당연하지 우리 딸~"


  나의 대답을 들은 봄봄이는 소파에 앉아 있는 나를 향해 전력으로 달려오며 내 품에 폭 안긴다. 그리고 나에게 말한다.


  "아빵~~. 나라앙~~. 결혼하까??"


  봄봄이의 질문을 듣고 나는 철없는 생각을 한다.


  '먼 훗날 어느 놈(?)이 될지 모르지만 우리 봄봄이 데려가는 놈! 이렇게 예쁜 눈에서 눈물 흘리게만 해봐! 다 죽었어!'


  생각을 끝내고 답변을 기다리며 나를 빤히 보고 있는 봄봄이를 꼭 안아 주며 나는 답한다.


  "봄봄아~ 아빠가 봄봄이랑 결혼은 할 수 없지만… 그 대신 어느 누구보다 더 많이 사랑할게. 사랑해 딸~"


  나의 진심을 느꼈는지 봄봄이는 내 몸 안으로 더욱 파고든다. 나는 따뜻한 느낌을 받는다. 하루의 일과가 힘들고 직장에서의 일이 나를 지치게 만들어도 아이들과 대화를 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나의 상태가 말끔하게 회복되는 경우가 있다.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다.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고 아이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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