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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고의 교사 Feb 04. 2024

2022. 8. 2. 화요일. 육아일기.

육아고시

  오늘은 도담(첫째), 봄봄(둘째)이와 함께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 인근에 위치해 있는 분수대에 가기로 한 날이다. 그 분수대는 바닥에서 물이 올라오는 형태이다. 13시에 분수가 작동한다. 매 시간 정시에 시작해 50분간 작동하고 10분간 작동이 멈추며 하루에 4회 분수를 운영한다. 더운 여름이면 바닥 분수 인근에 사는 아이들이 바닥 분수대로 모여 여름의 뜨거운 열기를 식힌다. 아이들은 수영복을 입거나 반팔티셔츠, 반바지를 입고 신나게 뛰어논다.


  이 바닥 분수대는 날씨가 더워질 무렵부터 가을이 되기 전까지 작동한다. 바닥 분수를 운영하는 기간 중 핵심 기간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약 한 달이다. 바닥이 지글거리는 뜨거운 여름 한 달 동안 OO구에서 무료로 야외 수영장을 운영한다. 수영장에는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정사각형의 풀장 한 개와 초등 고학년 이상이 탈 수 있는 미끄럼풀장 한 개, 유아 전용 미끄럼 풀장 한 개가 있다. 풀장 주위에는 아이들과 함께 온 보호자가 쉴 수 있도록 파라솔과 의자가 구비되어 있다. 아이들은 수영장에서 신나게 놀고 아이들과 함께 온 보호자는 그늘에서 아이들 노는 모습을 보며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도담, 봄봄이는 물놀이를 좋아하는 데다가 바닥 분수에 가면 아빠가 함께 놀아주기 때문에 그곳에서 보내는 시간을 매우 좋아한다. 오늘은 아이들과 제대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돗자리와 간식, 음료, 물총, 물안경 등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물놀이 용품을 단단히 챙긴다. 도담이와 봄봄이는 준비하는 내내 흥분한 모습으로 빨리 가자며 아빠, 엄마를 보챈다. 수영장 갈 준비를 모두 끝내고 우리는 바닥 분수로 향한다.


  수영장에 도착해 앉아서 쉴 자리를 정하기 위해 수영장 주위를 둘러본다. 반가운 얼굴이 보인다. 우리 집 바로 옆 호에 도담이의 친한 유치원 친구가 살고 있는데, 그 친구가 엄마, 아빠와 먼저 수영장에 도착해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기분이 좋아진 도담이는 친구에게 달려가 인사한다. 봄봄이도 놀이터에서 놀 때 본인을 잘 챙겨주고 함께 놀아주는 그 오빠를 좋아하기 때문에 함께 반가워한다. 우리 부부 또한 '잘 됐다.'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오후 2시. 도담, 봄봄이는 수영장 폐장 시간까지 물놀이를 했다. 도담이와 도담이의 친구는 풀장에서 놀다가 지루해지면 미끄럼틀로 이동하여 신나게 미끄럼을 탔다. 미끄럼을 충분히 탄 후에는 중앙에 있는 바닥 분수로 달려가 아래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과 위에서 떨어지는 물을 맞으며 깔깔 웃었다.


  반면 봄봄이는 키가 아직 작아서 풀장에 들어가지 못했다. 혼자 있는 봄봄이가 심심해 보여 나는 봄봄이와 유아풀로 가서 함께 물놀이를 하고 바닥 분수대에 가서 물을 함께 맞으며 놀았다. 틈틈이 오빠가 노는 모습을 부러워하며 지켜보던 봄봄이가 나에게 말한다.


  "아빠. 나도 오빠가 타는 미끄럼 타보고 싶어요."

  "높이가 꽤 높은데 괜찮겠어?"

  "네. 한번 타볼게요!"


  나는 봄봄이와 미끄럼틀로 향한다. 봄봄이에게 타고 오라며 인사를 하고 미끄럼틀로 올려 보냈다. 미끄럼틀 정상까지 자신감 있게 올라간 봄봄이가 미끄럼틀의 경사면을 보더니 주춤거린다. 나는 밑에서 봄봄이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걱정이 되어 봄봄이에게 말을 건다.


  "봄봄아. 못 타겠어? 그냥 내려올까?"

  "(으앙. 울음을 터뜨리며)네. 못 타겠어요. 나 내려가고 싶어요."


  결국 나는 미끄럼틀로 올라가 도담이를 안아서 내려왔다. 밑으로 내려온 봄봄이는 놀란 마음이 진정됐는지 어느새 울음을 그쳤다. 아이들과 정신없이 놀고 있는데 폐장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들렸다. 우리는 서둘러 아이들 몸에 있는 물기를 닦아주었고 마른 옷으로 갈아입힌 후 집으로 돌아왔다.


  확실히 도담이는 조금씩 성장할수록 친구들과 함께 놀이한다는 느낌이 든다. 지금 보다 나이가 어릴 때는 친구들끼리 서로 어울려 놀고 있는 모습을 보면, 서로 어울려 있기는 하지만 함께 상호작용하지 않고 각자 할 일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마치 여러 과일을 분쇄하여 만드는 생과일주스가 아니라 과일 바구니에 여러 과일이 각자 있는 모습처럼. 7살(만 5세)이 된 도담이는 친구들과 상호작용하는 모습이 확실히 많이 보였다. 반면 봄봄이는 아직 친구들과 상호작용 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봄봄이도 시간이 지나면 달라지겠지.


  오늘도 이렇게 아이들 성장과정에 대해 하나 배웠다. 도담, 봄봄이에 대해 모르는 점이 없는 아빠가 되도록 더욱 공부해야지. 이름하여 육. 아. 고.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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