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진 개인전시전
#1 AlexanderMcQueen
Men's A/W 2010
구성에 따라 결과를 보는 시각은 달라진다.
멀리서 보면 패턴 하나뿐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하나를 위해
하나 이상의 것들이 얽혔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라는 존재가,
얼마나 많은 생명에 감겼는지, 떠올려보게 된다.
#2 Chloe
A/W 1983
‘물, 어... 본다...!’
본인의 시선을 의식해본 적이 있는가.
시선은 흔적이 남지 않아 자각하기 어렵다.
그것을 꿰고, 드레스는 일러주는 듯하다.
샤워기에서 분사되는 금속물은 위에서 아래를 향하고 있다.
높이에 맞춰 시선은 물처럼 흐르고,
선이 끝나면 의도에 따라 눈이 움직였던 것을 알게 해준다.
익숙함을 제한시켜 불편함에서 깨달은 것이다.
그 후로 눈의 움직임도 신경쓰게 되었다.
가끔은 이렇게 편의를 내려놓아 민감해지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민감한 감각을 살려,
삶을 색다르게 보게 될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나는 관찰할 때 습관이 있다.
머리에 달린 눈높이에 맞춰
위부터 아래로 관찰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을 보면
위에서 아래로 훑어보곤 한다.
늘 그랬기 때문에 내가 그런지도 몰랐다.
마치, 무언갈 우연히 마주쳐 훔쳐볼때,
내 시선을 눈치 못 채듯,
내 시선의 상하 운동은 지각되지 못했었다.
그런 행위의 당연함을 되짚어주는 통찰력은 소름 돋았다.
소재 선택부터, 생각을 끌어내는 생각까지 말이다!
물은 신체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몸과 가깝고,
오감 중 시선은 가장 많은 자극을 받는 곳이다.
무의식을 투영하기에 적절하며 익숙한 것을 익숙하지 않도록
만들어진 설계는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3 Helmut lang
A/W 1998
기록은 기억의 방법 중 하나이다.
그것은 글, 음성, 아니면 상처가 될 수도 있다.
이 바지는 자국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을렸던 모습에 고통을 떠오르게 하고,
지우지 않은 자국은 숨김없는 마음으로 정체성을 퍼뜨린다.
어떤 흔적으로 정신적 가치도 표현하는 것이다.
그으름 하나지만, 이처럼 기록이 되면,
감정을 전이시키기도 한다.
흔적을 찾으며 마음을 어르는 것도
옷을 즐기는 요소 중 하나인 것 같다.
Artist 'LEE-Sangjin' with Gallery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