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못회 [말 못 하는 작가의 회고록] : 정보
31. 15초의 예술
그야말로 콘텐츠의 시대다. 나 또한 온라인 문학을 접하기 이전에는, 콘텐츠의 범위가 얼마나 넓은지 가늠할 수 없었는데, 실생활에 적용되는 예를 듣고 나니, 우리네 삶과 너무나도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콘텐츠
[명사] 정보·통신 인터넷이나 컴퓨터 통신 등을 통하여 제공되는 각종 정보나 그 내용.
유튜브, 웹소설, 웹툰, 영화, 음악, 하물며 인터넷 쇼핑까지. 그저 우리가 핸드폰을 홀드키를 누르는 순간, 노트북 덮개를 여는 그 순간부터 콘텐츠의 시작이었다. 모바일과 pc는 모두 콘텐츠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이러한 쏟아져 나오는 콘텐츠 속에서 뇌 혼란이 오기도 한다. 너무 많은 정보의 바다에서 길을 잃은 적이 많을 것이다.
콘텐츠는 잘못된 정보와 지식으로 우리에게 광고(廣告) 질을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상관없다. 재미와 흥미만 있으면 어떠하랴. 15초의 광고를 감내하고도 우리는 영화관에 갈 것이고, 유튜브를 볼 것이다. 그리고 내 개인정보를 무료 사은품, 10% 할인쿠폰을 등가교환하기도 한다. 콘텐츠는 등가 교환한 당신의 정보들을 수집해 또다시 당신에게 광고를 할 것이다.
광고의 세계는 참으로 복잡 미묘하다. 광고는 심리학의 진화 같기도 하다. 필자는 온라인 유통업을 할 때에도 몇 가지 일례로 광고의 중요성을 거듭 느끼곤 하였다.
A라는 상품을 판매할 적에 실적이 나지 않아서 포토그래퍼를 새로 고용하고, 상세페이지 레이아웃을 다시 짰다. 그리고 가격 또한 10% 올렸다. 이후 판매량이 급증하였고 그것은 주력상품이 되었다. 똑같은 A상품 일지언정, 소비자들은 잘 찍힌 사진을 택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상품은 10%나 상승된 가격이었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이 10%의 이득은 모두 공급자가 취하는 것은 아니었다. 포토 인건비, 외주작업비, 광고비용 등등 부수적인 것을 더 하면 폭리는 아니게 된다.
맥주회사 기네스(Guinness)와, 이례적인 기록을 발매하는 책인 기네스북(Guinness book)은 같은 회사이다. 기네스는 술자리가 조금 더 화재거리로 풍부하여 길어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기네스북을 출간하게 되었다. 참으로 교묘한 예술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읽고 듣고 맛보고 만지는 그 모든 것에는 광고가 포함되어 있다. 광고회사 들은 ‘키워드’를 아주 중요하게 여긴다. 광고업에 또한 잠시 발디뎌본 나는 그들의 막강한 자본력을 새삼 느껴보곤 하였다.
우리는 인터넷에 떡볶이를 판매해 보자. 가령, 소키워드인 ‘매콤 달달한 떡볶이’는 최상단에 노출되려면 클릭당 70원이 필요하지만, 대키워드인 ‘떡볶이’는 500원이 필요하다. 소비자가 그것을 구매하든 말든, 광고비용은 고스란히 공급자가 떠안게 된다. 콘텐츠 홍수의 시대에서 우리는 가장 비싼 떡볶이만 눈에 띄일 뿐이다.
광고는 세뇌이며 돈이며 권력이며 예술이다. 우리는 광고만 맛깔나게 해대던 인터넷 맛집에 다녀와보고 더러 실망한 적이 많을 것이다. 반대로, 엄마가 계모임에 다니며 직접 데이터를 수집한 맛집은 틀림이 없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진실을 알기 위해선 발로 뛰어야 한다.
최저가와 품질 좋은 상품을 얻기 위해서는 손품 정도라도 팔아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