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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휘지 May 22. 2023

신입사원의 점심시간 넋두리

여름은 생명의 계절이라고 합니다만 저에게는 쓸쓸함만이 사무쳐옵니다. 노력과 미래 같은 것들이 반짝거릴 때 저는 애써 눈을 감습니다. 그런 것들은 제게 너무나 눈부십니다.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습니다.



저는 최근 잘 지치게 되었습니다. 항상 돈에 쪼들리고 미리 많은 걱정을 해서일까요. 기대할 것이 없으면서도 기대가 너무 많은 것이 문제일까요. 물론 제 자신에게 말입니다. 제가 행복한 사람이길 바라기보다는 버림받지 않길 바라고 쓸모 있으며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길 바랍니다.



저는 회사원들이 분주하게 점심을 먹는 시간에 빠르게 점심식사를 해결하고 빌리 조엘의 <Newyork states of mind>를 들었습니다. 이방인, 말 그대로 이방인처럼 느껴집니다.


외롭다기보다는.. 사람들은 제가 보기에 평화로워 보입니다. 삶에 대한 공포가 없어 보입니다. 누군가에게 말을 거는 일부터 기대는 일과 자연스럽게 웃는 일 모두를 어렵지 않게 해내는 것처럼 보입니다. 저는 때로 이 모든 것을 시작하기 전부터 지레 겁을 먹고 도망치고 싶어 집니다. 이런 것들이 정말 여러분에겐 쉬운 가요? 아니면 어렵지만 성숙한 태도로 삶에 임하는 것인가요.


내 것이 아닌 삶을 따라 하며 내 것이 아닌 또 다른 삶을 갈망합니다. 어떤 형태의 삶은 그 누구의 소유도 아니라고 믿고 싶습니다. 누구에게나 주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나로 살아가기 어려운 분들에게. 진정 나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도 필요합니다만 가끔은 시간의 흐름과 바람의 숨결을 그저 느낍시다. 매일매일 나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지칠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날그날을 그냥 산다는 마음으로 일단 가보겠습니다. 그러다 보면 또다시 나에 대해 깊게 생각하고 싶은 날이 올 테지요. 그때까지는 나 자신을 잊고 살고 싶습니다. 모든 것을 단순하게 보고 싶은 지금입니다.



+


댓글들에 답글을 달고 싶었는데 감히 아직 답글을 달지 못했습니다. 어떤 말로 응원해야 할지 모르겠어서요. 섣불리 하는 응원을 경계하려 합니다.


공무원 시험 이후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연재하는 일을 꺼리고 있었습니다. 다시 떠올리려면 고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같은 경험을 공유하며 저와 비슷한 분들과 함께 힘을 내고 싶어 계속 쓰려는 다짐을 합니다.  또 다른 경쾌하고 나는 이야기도 전하고 싶습니다.


좋은 밤 되시길 바랍니다. 늘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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