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담파담 Oct 12. 2024

AI PM도 결국 PM이었어

주니어 PM 성장기 #13

요즘 채용 공고를 살펴보면 AI 프로덕트 매니저라는 직무가 부쩍 늘었다.

링크드인 등 PM들이 소통하는 많은 커뮤니티에도 AI 관련 글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아무래도 발전된 기술로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직군이다 보니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아닐까 싶다.


처음 AI에 대한 소식을 접했을 때는 솔직히 반가웠다.

그동안 '그냥 이렇게 해주는 마법이 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던 '마법'이 눈앞에 나타난 기분이었다.


하지만, 불현듯 걱정이 밀려왔다.

'나는 AI에 대한 지식이 매우 부족한데, 혹시 시대에 뒤처지는 것은 아닐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이렇게 빨리 적응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AI 기술을 빨리 따라잡아야겠다는 생각에 논문이나 유명하신 분들의 최신 발표 자료를 찾아보는 데 시간을 투자했다.


어느 날, Object Detection에 대한 연구 자료를 보다가 갑자기 의문이 들었다. (영어가 어려워서 읽기 싫은 마음이 더 컸을지도 모른다.)


AI 기술 자체에만 집중하는 내가 제대로 성장하고 있는 걸까?


그러다, 실제로 AI와 매우 밀접한 프로젝트를 맡게 되면서 중요한 사실 두 가지를 깨달았다.


1. AI는 발전된 '도구'일뿐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선 안된다.


PM이라면 누구나 귀에 딱지가 앉게 듣는 단어가 있다.

바로 '고객'이다.

AI PM이라고 해서 고객에서 멀어질 수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고객의 문제를 이전보다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제시할 수 있는 해결책의 범위가 넓어진 만큼 문제를 더 뾰족하게 이해해야만 임팩트를 낼 수 있다.

'AI를 활용해야 하는데 어디다 쓰지?'가 아니라,

'이런 문제가 있는데 AI를 쓰면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겠구나!'가 되어야 한다.


2. 기존 고객들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AI는 인간을 닮기 위해, 아니 똑같아지기 위해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따라서, AI를 해결책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실제 인간의 행동을 먼저 알고 그것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고객 행동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력을 요구한다.


AI를 활용한 기능을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하는 건 성능이 좋은 AI 모델을 찾는 것이 아니라, 고객 행동의 구체적인 과정이다.

각 과정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지, 과정마다 기대하는 이상적인 모습은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한 뒤 그것을 가장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AI 모델을 선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브런치 같은 곳에 올릴 수 있는 글을 대신 작성해 주는 기능을 만든다고 해보자.

나는 아래와 같은 과정으로 글을 작성한다.

'주제 선정' > '전달하고 싶은 내용 정리' > '전개 구조 작성' > '초안 작성' > '문장 다듬기' > '맞춤법 확인하기' > '퇴고'

위 단계마다 사람들이 각 단계에서 기대하는 모습은 무엇인지 파악한 다음, 그것을 가장 잘 구현해 주는 AI 모델과 프롬프트를 사용한다면, 고객 입장에서는 본인의 문제가 효과적으로 해결되었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결국 PM에게 여전히 중요한 것은 고객을 깊이 이해하고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다.

AI는 그저 하나의 도구일 뿐이며, AI PM의 역할은 그 도구를 어떻게 고객의 문제 해결에 적절히 활용할지 고민하는 것이었다.


앞으로는 고객을 우선시하며, 그들의 필요와 행동을 더욱 세심하게 살피는 PM이 되고자 한다.

그렇게 할 때 비로소 AI를 비롯한 어떤 도구도 잘 활용할 수 있는 PM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작가의 이전글 성공하는 프로덕트를 만들고 싶다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