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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딸래미 빵티셸 Jul 13. 2024

모르는 아줌마

찰나의 생각


아이가 5살 즈음, 어린이집에 다녀와 물었다.


“엄마, 엄마는 왜 엄마가 없어?”


순간 당황해 말이 나오지 않았고, 뭐라 말해야 할까 한참을 망설였다.


누군가는 그저 쉽게 돌아가셨다고 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했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음.. 그 이야긴 조금 길고 어려워서, 나중에 크면 이야기해 줄게”


내 눈빛에서 무언가 슬픔이 보였는지, 아이는 더 묻지 않고 돌아섰다.


(그 이후 몇 번을 은근하게 자기 많이 컸다며 어필했지만, 중학생은 돼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못 박자 스스로 포기했다.)


언젠가 이런 날이 올 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닥치고 보니 뭐라 말해야 할지 생각이 좀 복잡했다.


할머니의 존재를 알았으면 좋겠으면서도 몰랐으면 하는 이상한 마음.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그 마음을 꼬깃꼬깃 접어 마음 한편에 숨겨둔 지 5년이 지났다.


그 아이는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이 되었고, 요즘 제일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지구오락실이었다.


특히 거기에 나오는 “이영지”라는 가수를 참 좋아하는데, 나도 그 사람이 좋아 함께 시청하곤 한다.


나중에 우리 아이들이 크면 저런 야무진 사람으로 컸으면 좋겠다고 바라기도 했다.


어떻게 키웠길래 저렇게 야무질까 생각을 잠시 했었지만 깊게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최근 [모르는 아저씨]라는 곡을 발매하며 나와 비슷한 환경에서 컸을 수도 있겠단 생각을 했었다.


한때는 아버지였지만 집을 나간 후 그저 모르는 아저씨가 된 자전적 이야기를 쓴 곡이란 소개로 담담하게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내게도 모르는 아줌마가 있다. 한때는 엄마였지만 영영 나가버린 후 모르는 아줌마가 된 사람이 있다.


가끔 그런 상상을 해본다. 길 가다 마주치면 과연 알아볼 수 있을까?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데.. 한눈에 우리 엄마다 할 수 있을까?


나이 든 당신의 모습을 눈을 감고 그려보아도 잘 그려지지 않는다. 그저 엄마는 사라질 때 그 모습 그대로 남아있을 뿐.


늙지도 젊어지지도 않고 그렇게 남아있다.

마음속에 박혀서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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