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코 밤을 새웠다
신을 믿지 않고 무얼 믿느냐 한다면, 모르겠다.
원래도 거짓말은 하지 않지만 이건 일종의 고해성사 같은 건데, 살면서 사람을 울타리 안에 넣고 이리저리 몰아두는 건 빌어먹을 정도로 최고의 적성이었다.
누군가를 속이려면 나 자신마저 속여야 하고, 믿음을 주려면 상대를 먼저 믿어야 한다더라. 그러니까 나조차 믿지 않는 나를, 믿는 사람들이 있어선 안됐다. 이토록 실속없는 신뢰는.
속이려 들면 기꺼이 속았을 거다. 지금도 속고 있는 게 아닐까. 아닐 수도 있겠다. 이런 것도 쓸모가 있어야 가능하니까.
모든 문장에 주어를 떼고 쓰는 버릇이 있다. 이건 말할 때에도. 대신에 부정어가 많이 붙는다. 주어는 늘 부정적이다.
이딴 알맹이 없는 글은 쓰고 싶지 않았다.
잠을 자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