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만큼은 제목을 망설이게 되는데
해마다 주위에 누군가는 죽고, 해마다 이상한 남자들이 자꾸만... 자꾸만... 올곧은 정신으로는 살 수 없다. 근데 열심히 살려고 하겠지, 내년에도. 바뀌는 건 없겠지만.
살면서 단 한 번도 누군가의 눈에 띄는 사람일 거라고 생각한 적 없다. 그러려고 애쓴 적도 없었다. 그럼에도 때마다 나이를 막론하고 꽤나 불순한 의도로 가까이 오는 남자들이 있다. 매번 같은 말을 한다. 예를 들면,
- 충격요법이라는 말 알아?
- 너 같은 애는 처음이야
같은 것들.
그것도 아니면 행동들이 같았다. 손을 멋대로 머리에, 어깨에, 입술에 대면 그게 곧 그들의 시작이었다. 이해가 되지 않아 굳었던 적도 있고 역겨워서 밀친 적도 있고 도망친 적도 있었다. 그래도 그것들은 껍데기만 바꿔서 번번히 되돌아왔다.
이젠 정말 이유를 모르겠다. 얼굴을 더듬는 손을 떼고 물어봐도 돌아오는 건,
'이유가 필요해?'
알았으면 뭐 대단히 달라질 게 있나 싶으면서도 억울하다. 네가 작아서 그래. 네가 어려서, 어린 여자라서 그래. 이런 말은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았다. 나보다 어린 놈들도 수두룩했으니까.
초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만 해도 열댓 명이 넘는다. 그러니까 내가 고립된 연도를 제외하고는 전부였다는 거다. 이 정도면 그냥 덤덤해질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보다. 하나도 못 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