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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리 Dec 14. 2024

해봤으니 후회가 없는 거 아닐까요

모유수유, 끝났지만 끝나지 않은.

엄마들끼리의 모임에 모유수유 이야기가 나왔다.

모유수유를 했냐는 말에 대부분의 엄마들이 열심히 시도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육아가 늘 그렇듯, 내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다수의 선택은 가장 힘든 혼합수유였다. 본능적으로 다들 한다던 직수는 신기하게 가장 성공하기 어려운 방식이었다.

혼합수유는 모유와 분유를 같이 수유하는 걸로 모유를 유축기로 유축해서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다시 적절한 온도로 데워 먹이면서 부족한 양은 분유로 수유하기 때문에 일이 두 배다.

힘든걸 누가 모르겠냐만 다들 그래도 노력했더라.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미련했다고, 첫째 엄마들이 그렇듯 요령이 없었다고. 편하게 분유수유를 했으면 됐을 텐데 왜 그랬을까 하고. 


이렇게 이야기했더니 한 엄마가 그랬다.

'해봤으니 후회가 없는 거 같아요. 해봤기 때문에 후회가 없는 거예요'


놀라웠다. 왜 나는 이렇게 생각하지 못했을까.

조금이라도 좋은 걸 주고 싶어서 선택했었는데 왜 나는 내 선택에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지 못했을까.

내가 나의 선택을 지지하지 않았고 비난했고 깎아내렸다.

그런데 사실은 알고 있다. 다시 돌아가도 똑같은 선택을 할 거라는 걸. 

그때의 나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는 걸.


과거의 내 선택을 돌아보고 의심하지 말자.

그때의 선택은 그때의 나에게 최선의 선택이었고, 

아이에게 가장 좋은걸 주기 위한 선택이었고,

최선을 다해 봤기 때문에 후회가 없는 것이다.


나는 이날 과거의 나를 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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