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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여름 Dec 20. 2023

학력과잉에 대한 짧은 생각

대학교의 정원을 지켜라!

 학생 모두가 공부에 재능이 있을 수는 없다. 학생 개개인의 재능을 찾아주고 살려주면 좋지 않을까? 하지만 우리나라의 교육은 발휘할 수 있는 재능을 몇 가지로 제한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들이 무엇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지, 무엇에 재능이 있는 지보다는 오로지 대학을 잘 가야하고 대입시험이 요구하는 과목을 잘하기를 바란다. 개개인의 재능과 흥미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 대학교를 보내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사회적 풍토, 이것이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큰 문제이다.


 그간 우리나라의 교육은 입시 위주로 진행되어왔다. 높은 학력을 얻고 학벌을 형성하여 그들만의 집단을 형성하여 알게 모르게 사회에서 독점과도 같은 힘을 행사해왔다. 학벌에 대한 문제가 하루 이틀 일이 아닌 것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그 대책에 대한 연구나 논의 또한 학벌에 대해 비판만큼이나 다양하고 많이 있지만, 별반 변한 것이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며, 각종 통계들은 오히려 학력, 학벌에 대한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학력 위주의 사회를 붕괴시키고 학벌을 해체시킨다면 지금 상당히 왜곡되어 있는 교육열을 불식시키고 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의 전환을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학벌을 없애기 위해서는 이기적 가족주의, 집단주의, 학벌주의를 배제하고 공생 공영하는 가치관의 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개인적 차원에서의 철저한 의식개혁, 사회적 차원의 지속적인 사회개혁 운동, 국가적 차원에서의 학력, 학벌 차별과 편견을 해소하기 위한 법적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우리 사회에서 학력, 학벌주의를 극복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교육경쟁이 없는 지역은 세계 어느 곳에도 없다. 반면에 우리나라만큼 교육경쟁이 심한 나라도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나라는 철저하게 대학입시에(정확하게는 수능일 하루에) 교육구조가 맞춰져있다. 개개인의 다양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초등학교 입학을 시작으로 무려 12년 동안 국어, 영어, 수학, 탐구과목만을 집중적으로 공부해서 수능시험일이라는 그날 하루에 모든 것을 결판내어버린다. 아이들은 자아도 아직 완성되지 않은 8살이라는 어린나이서부터 경쟁을 시작한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 지도 모르는 채로 자신이 원하지도 않는 경쟁을 시작한다. 학교교육은 허울뿐인 자기계발수업을 개설해놓고 결국은 또 대입에 필요한 과목에 주력한다. 바로 이런 교육구조를 개선해야한다.


  말뿐인 자기계발수업을 하지 말고, 어릴 때부터 이 아이가 무엇에 관심이 있고, 어디에 재능이 있는지 찾아주고 계발해줘야 한다. 지속적인 재능계발이 가능하도록 정부차원에서의 제도적 개입을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재능에 상업성이 없다고 해도 지속적으로 배울 수 있게 금전적 지원을 해준다는 등의 개입이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대학입학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다고 공급을 늘려서는 안 된다. 정부차원에서 대학교 정원을 어느 선에서 고정을 시켜야 한다. 지금상황에서 재정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경쟁력이 떨어지는 대학교들은 폐교를 시켜야 한다. 그리고 대학교입학정원을 줄여서 어느 정도 선에서 고정을 시킨다면 지금처럼 모두가 대학교를 가려고 하지도 않을 것이다. 자리가 있으니까 대학을 가는 것이다. 경쟁력 없는 대학교를 들어가서 쓸데없는 시간을 보내고, 무의미한 학비를 지출한 후에 전혀 배우지 못한 상태로 학교를 졸업해서 사회에 나오는 것보다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 바로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쪽이 국가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실용적인 지식은 그 지식을 펼칠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이 갖춰져 있을 때 유의미한 것이며, 다양한 학문적 영역이 공존할 때 비로소 ‘실용적’이라는 레테르가 붙을 수 있다.



#학력과잉  #대학교정원제 #지식의실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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