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속내 훤히 꿰뚫고도 어찌할 수 없이 동침한다.
창자까지 훤히 보이는
표피의 비늘
무엇을 삼킨 건지
숨기지 않는 솔직함
오래전 외할머니 아끼시며
좋은 날만 입으시던 붉은 쉐타의
한 올을 탐한 건지,
아버지 가끔 읽으시던
오래 묵어 누렇게 바랜 하드케이스
껍질 속 이야기를 갉아 삼킨 건지
그 속내
훤히 꿰뚫고도
어찌할 수 없이
동침한다.
세상이 조금씩 달라지기를 바라며 글을 씁니다. 짧은 글 속에서 그대들에게 작은 위로가 있었으면...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시인을 꿈꿨었고, 2006년에 등단 시인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