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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안 Oct 10. 2024

시간의 초청

시간의 갈림길 끝에-
왔구나, 내 너를 기다리고 있었다.

너의 과거로 가 성찰을 주었고
너의 미래로 가 신호를 보냈다.

때로는 나의 가르침이 너에겐 자책이 되었고
때로는 나의 꿈이 너에겐 상처가 되었다.
무엇을 위하여 이리도 아프게 하는지 물었느냐,
비참하게도 이는 너를 위한 것이라 하면 믿겠느냐.

나의 진실된 바람은 쓰라린 칼날이 되어
너는 스스로를 갉아먹는 좀팽이가 되어버렸지만,
나는 여전히 너에게 진실로 진실로 바라노니.

너의 아픔을 내게 묻지 말아 다오.
너의 행복을 내게 맡겨두지 말아 다오.

지금 이 순간도 부지런히 너의 시간을 뚫고
우리가 약속한 순간으로 가고 있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 주겠느냐.

머지않아 그 시간 위에 너를 앉혀두고
절망과 희망으로 얼룩진 너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잘 왔다. 애썼구나" 환대할 터이니.

더는 아파하지 말거라.
애써 행복하려 쫓아가지 말거라.

시간의 갈림길 끝에서
떠나지 마라, 내 너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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