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수아르족의 이야기
<기사 요약>
1. 지난 7월 20일, 에콰도르 정부는 아마존 삼림의 일부인 티위 눈카 삼림을 국립 보호구역 체제에 포함하겠다고 발표했다.
2. 티위 눈카 삼림은 원주민 공동체의 주도로 지정되고 이들이 관리하는 최초의 국립 보호구역이 될 것이다.
3. 영토를 되찾기 위한 수아르 원주민들의 기나긴 투쟁이 보호구역 지정으로 결실을 맺었다.
지난 7월 20일, 남아메리카의 에콰도르 정부는 아마존 삼림의 일부인 티위 눈카 삼림 5,497헥타르를 국립 보호구역 체제(SNAP)에 포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제 티위 눈카 삼림은 이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엘 키임의 수아르족 원주민 공동체가 관리하는 최초의 국립 보호구역이 될 것이다. 이는 앞으로 엘 키임의 수아르족 사람들만이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티위 눈카의 삼림과 자연자원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티위 눈카의 수아르 원주민, 그 뿌리 뽑힘의 역사
수아르 사람들이 이런 '자치'의 권리를 얻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티위 눈카 삼림과 그 주변 지역은 오랫동안 영토 분쟁에 시달려왔다. 이 아마존 삼림의 곳곳에는 수아르 사람들이 대대로 살아왔는데, 1950년대에 들어 외부에서 메스티조 정착민들이 들어오면서 모든 것이 변했다. 이들은 기독교를 전파하고 삼림을 농지로 개간하고자 했다. 수아르 사람들은 밀려났고, 정착민들은 기독교를 전파하기 위해 수아르 어린이를 카누에 납치해서 자신들의 정착촌에서 양육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 시기 동안 많은 수아르 사람들은 외부의 문화 관습과 종교를 강요당했고, 수아르 고유의 역사와 전통은 거의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수아르 사람들은 삶의 모든 것이었던 영토를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은 하나둘씩 원래의 땅으로 돌아오기 시작한다. 1958년에 티위(Tiwi)와 샤마(Shama)라는 수아르족 부부가 현재의 수아르 키임 센터에 정착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삼림의 이름인 티위 눈카는 '티위의 영토'라는 의미다.
그런데 외부에서 온 정착민들은 수아르 공동체가 살던 지역에 도로를 만들고 농사를 짓고 가축을 기르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수아르 사람들에게는 없는 토지 소유권에 관한 법적 문서가 있었다.
삼림을 되찾기 위한 원주민들의 기나긴 투쟁, 보호구역 지정으로 결실을 맺어
수아르 사람들은 우선 아직 소유권이 주장되지 않은 토지를 찾아내었고 이를 차지했다. 그리고 이곳을 바탕으로 잃어버린 전통을 부활시키고 나머지 영토를 되찾기로 결심했다. 그 이후 수십 여 년간 엘 키임의 수아르 원주민 공동체는 목축업자, 벌채업자, 광산업자 등으로부터 영토를 되찾고 지키기 위해 싸워 왔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수아르 원주민은 합법적인 절차와 방법을 통해 약 7,000헥타르의 삼림을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수아르 사람들에게는 이를 추진하는 데 필요한 법적 지식도, 정부에 영향을 미칠 연줄이나 수단도 없었다. 법적 노력은 정부의 담당 관료가 바뀔 때마다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경우가 종종 있을 만큼 진전이 어려웠다. 수아르인의 삶의 터전인 에콰도르 남부는 모든 결정이 이루어지는 에콰도르의 수도 키토와는 너무 멀었다. 그리고 그 거리만큼 티위 눈카 삼림에 대한 정부의 관심 역시 멀었다.
앞이 보이지 않던 상황은 2005년에 비정부기구인 '네이처 앤 컬쳐 인터내셔널(Nature and Culture International)'이 수아르족과 협력하기 시작하면서 바뀌기 시작한다. 2008년에 이 비정부기구는 티위 눈카 삼림이 '보호 삼림 및 식생 지역'의 지위를 얻도록 부단히 도왔다. 그리고 원주민 공동체와 이 비정부기구의 오랜 노력 끝에 에콰도르 정부는 2021년 5월에 5,674헥타르의 토지를 수아르 공동체의 영토로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물론 이것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었아. 에콰도르의 법에 따르면 티위 눈카 삼림의 보호 조치는 어디까지나 표토에만 적용되기에, 땅 아래의 자원에 대한 외부의 광산채굴권이 인정될 위험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수아르 사람들은 이런 위험을 방지하고 삼림을 완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다시 나섰다. 그리고 마침내 2022년 7월 20일, 에콰도르 정부의 환경, 수자원 및 생태적 전환부(MAATE)는 티위 눈카 삼림을 에콰도르의 국립 보호구역 체제에 포함된 보호구역으로 공식 선포했다.
이 결정에 따라 수아르 사람들은 착취적인 경제 활동으로 자신들의 영토를 보다 안전하게 지킬 수 있게 되었다. 광산업자들이 법을 우회하여 개발을 시도할 위험이 완전히 차단된 것은 아니지만, 티위 눈카 삼림 지역을 보호하고 수아르 원주민 공동체의 삶을 지속할 강력한 법과 제도적 수단을 확보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원주민 토지 권리(indigenous land rights)가 중요한 이유
티위 눈카 삼림은 엘 키임의 수아르 원주민 공동체가 거주하고 생계가 유지될 수 있게 해주는 공간이다. 그리고 문화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 이 지역에는 엘 키임 강이 흐르고 폭포가 많은데 이는 수아르 민족 문화의 바탕이 된다. 흐르는 물은 수아르 사람들이 '아루탐'이라고 부르는, 생명력이 움직이는 공간이다. 티위 눈카 삼림이 가진 생태학적 가치도 아주 높다. 생물다양성이 높고 고유종도 풍부한데다 안경곰이나 맥, 퓨마와 같은 덩치 큰 포유류가 서식하는 지역을 연결하는 고리가 된다.
수아르 키임 센터의 회장인 밀턴 아사맛은 "자연은 우리가 생존하기 위한 많은 것을 제공해주고, 이것이 우리가 보호구역을 보전하려는 이유입니다. 조상들은 우리(수아르 사람들)를 자연과 모든 종을 돌보기 위한 유산으로 남겼습니다. 우리는 물과 식물,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을 보전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한다. 이렇듯 티위 눈카 삼림의 보전은 수아르 원주민에게는 공동체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일이다.
에콰도르원주민연맹(CONAIE)의 대변인이었던 루이스 마카스는 "남아 있는 대부분의 자연자원이 원주민 영토에 있다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먼저 백인 세계가 자신들의 환경을 파괴하고 나서 그들이 우리에게 준 마지막 땅, 우리가 보호한 지구를 요구하러 옵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원주민 토지 권리는 여기에 대항하기 위한 중요한 도구이다. '권리'는 비록 순식간에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더라도 사회가 억압받는 집단을 대하는 방식을 개선할 검증된 수단이기 때문이다.
토착 원주민 공동체가 있는 곳에서는 생물다양성의 감소가 더디게 일어난다는 국제적인 연구 결과가 있다. 특히 삼림을 지속 가능하게 관리하는 데 뛰어나다. 하지만 세계 곳곳에서는 이러한 지역의 '개발'을 둘러싼 갈등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눈먼 '개발'을 막기 위한 유용한 시작점이 바로 '원주민 토지 권리'의 쟁취이다. 티위 눈카 삼림을 둘러싼 수아르 사람들의 이야기는 원주민 토지 권리는 서로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는, 지역의 생태계와 원주민 공동체의 삶과 문화를 유지하고 보존하는 데 있어 거의 절대적인 중요성을 가진다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 준다.
참고문헌
Nature and Culture International. (n.d.) First indigenous-Led Conservation Area in Ecuador Announced. Retrieved on August 20, 2022 from: https://www.natureandculture.org/first-indigenous-conservation-area-announced/
Nature and Culture International. (n.d.) Shuar nationality achieves victory in first ever indigenous-managed protected area. Retrieved on August 20, 2022 from: https://www.natureandculture.org/field-notes/tiwi-nunka-indigenous-protected-area/
Oil Change International. (n.d.) Retrieved on August 20, 2022 from: https://priceofoil.org/thepriceofoil/human-rights/voices-from-the-frontier/
Radwin, M. (2022, July 28). Indigenous Shuar community in Ecuador wins decades-long battle to protect land. Mongabay
데이비드 보이드. (2020). 『자연의 권리: 세계의 운명이 걸린 법률 혁명』. 교유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