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3. 다윗
나는 앞서 기독교 세계관을 가진 사람이며, 예수 그리스도를 나의 구주로 고백하는 자임을 밝힌 바 있다. 내 인생을 돌아보니 죽음이라는 그림자가 여러 차례 나를 스쳐 지나갔고, 이는 역설적이면서도 신비한 하나님의 섭리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경 속 수많은 인물 중 내 삶과 가장 비슷한 사람을 생각해 보았다. 아브라함, 야곱, 모세, 다니엘, 바울 등 수많은 신앙의 거장들이 떠올랐지만, 결국 내 마음에 가장 깊게 와닿은 인물은 다윗이었다.
어린 양치기였던 다윗은 평화로운 목초지에서 양들을 돌보는 삶이었지만, 실제로 그의 일상은 맹수들과의 싸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양들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걸고 싸워야 했던 그의 삶은 수없이 많은 생명의 위협을 감수해야만 했다. 다윗은 사랑하는 양들이 맹수들에게 희생당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무력감과 슬픔 속에서도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절히 기도하며 용기를 얻었을 것이다.
다윗의 삶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 중 하나인 블레셋의 거인 골리앗과의 대결은 다윗이 하나님을 얼마나 깊이 신뢰했는지 보여주는 명장면이다. 어린 소년 다윗은 자신보다 몇 배나 큰 거인을 상대로 물맷돌 하나와 하나님의 이름만으로 맞섰다. 그 순간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이 스쳐 지나가는 잔혹한 전쟁터에서, 그는 죽음의 공포를 뛰어넘어 기적 같은 승리를 거두었다. 다윗은 이 순간부터 전쟁영웅으로 떠올라 백성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왕궁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다윗의 삶에는 또다시 고난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사울 왕의 질투와 집착이 그를 죽음의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다. 사울은 다윗을 향해 창을 던지고 추격을 멈추지 않았다. 다윗은 매일같이 죽음의 위협 속에서 도망자의 삶을 살았다. 생사의 기로에서 그는 하나님을 더욱 깊이 의지했고,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하나님의 은혜와 인도를 경험하며 내면의 신앙은 더욱 깊어졌을 것이다.
하나님의 약속대로 결국 다윗은 이스라엘의 왕으로 등극했다. 그러나 왕의 삶 또한 고난의 연속이었다. 첫 번째 비극적 사건은 충성스러운 우리야의 죽음이었다. 다윗은 암몬과의 전쟁 중 휴식을 취하다 밧세바를 보게 되었고, 그 아름다움에 사로잡혀 죄악의 길로 들어섰다. 다윗은 자신의 죄를 덮기 위해 충직한 우리야를 전장에서 죽게 만들었다. 그 순간 그의 마음속에서는 돌이킬 수 없는 후회와 죄책감이 소용돌이쳤을 것이다. 그러나 왕이라는 지위와 권위 때문에 상황을 바로잡을 수 없었던 그는, 가슴 아픈 비극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 비극은 그의 아들 압살롬의 죽음이었다. 압살롬은 형제의 잘못을 복수하려고 형제를 살해했고, 결국 아버지 다윗을 향해 반란을 일으켰다. 압살롬의 반역으로 다윗은 다시 한번 도망자의 삶을 살아야 했고, 결국 전투에서 압살롬은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다. 이 소식을 들은 다윗은 가슴이 찢어질 듯 통곡하며 “압살롬아, 내 아들아, 차라리 내가 대신 죽었으면 좋았을 것을!”이라고 울부짖었다. 자식을 잃은 고통 속에서 다윗은 삶과 죽음의 깊은 의미를 다시금 묵상하게 되었을 것이다.
나 역시 내 인생에서 역설적인 순간과 수많은 죽음을 경험했다. 잘못된 선택과 판단으로 인해 극도의 절망과 후회 속에서 죽음의 문턱까지 다다랐다. 내가 쌓아온 모든 것이 무너지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술에 의지하며 도피하려 했지만, 결국 더 깊은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런 순간들이 나를 다시금 하나님 앞으로 인도하는 계기가 되었다.
내 삶과 다윗의 삶을 비교하며 묵상할 때, 역설적인 인생의 길에서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고난과 절망 속에서 하나님은 오히려 나를 강하게 빚으시고 더 깊은 신앙의 자리로 이끄셨다. 모든 것이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하나님을 붙잡고 일어설 힘을 주셨다.
다윗이 걸었던 인생의 길은 역설과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동시에 하나님의 깊은 사랑과 은혜가 끊이지 않는 길이었다. 나 또한 이제는 인생의 시련 앞에서 두려워하지 않고 담대히 나아갈 것이다. 죽음의 위협과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심을 믿고, 삶의 모든 순간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아가려 한다. 나의 삶을 통해 하나님이 주시는 위로와 희망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를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