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김서방이 기록하는 8개 이야기

by 스토리콜렉터

언제나 그렇듯 이 계절은 차가운 공기가 온 세상을 감싼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거리에 나선다. 바람은 매섭게 옷깃 사이를 파고들지만, 각자의 이야기를 해치우려, 혹은 시작하기에 여념이 없다.


교차로 한가운데 횡단보도 위로, 수많은 발자국이 이야기의 수순을 밟는다. 이야기엔 정답이 없다. 단지 시작과 끝이 있을 뿐.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어떤 이야기를 좋아하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나는 그저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 몇 편을 기록하고 싶을 뿐이니까. 축축하고 파편화된 이야기일 뿐이니, 그냥 흘려보내도 좋을 것이다.


목표는 언제나 중요하다. 이야기는 총 8개, 1년 남짓이면 모두 끝이 날 이야기다. 그보다 더 빠를 수도 있다. 물론 내가 기록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8개의 이야기는 지금 같은 계절에서 종종 시작되곤 했다. 세찬 바람이 코끝을 스칠 때 시작해서 태양이 작열할 때 끝나는 게 보통이지만, 아직도 그 굴레에서 탈출하지 못한 사람들은 여전히 있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달콤한 생크림 딸기 케이크를 좋아했다. 촉촉한 시트를 눈처럼 하얀 생크림이 감싸고 있고, 그 위에 진홍빛 딸기 하나가 정성스레 올려져 있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사랑스러움을 느낀다. 날카로운 포크로 단면을 툭 자른 뒤, 몇 입 베어 물다 보면 어느새 가장 위의 딸기가 남는데, 생크림을 조금 남긴 뒤 딸기를 한입 가득 넣어 오물거리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처음 딸기 케이크를 본 사람들은 이게 먹는 건지 쉽게 알아채지 못하고, 어떻게 알아챈다 해도 먹는 방법을 고심한다. 포크를 쓰기 힘들면 손으로 덥석 잡아 그냥 입으로 밀어 넣으면 되는데, 그걸 모른다. 딸기 케이크, 블루베리 케이크, 바스크 치즈 케이크, 티라미수 케이크도 똑같다. 그래, 모든 이야기도 그렇다. 사건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모르고, 어떤 사건인지 알아채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른다.


바보 같은이야기가 혹시라도 궁금하다면, 별일 없는 한 매주 월요일 이곳에 기록된다는 점을 기억하면 된다.

기록된 이야기는 매주 월요일에 차근차근 만나볼 수 있다.


첫 번째 이야기. 배신과 날카로운 복수

두 번째 이야기. 탈출과 끈적거리는 늪

세 번째 이야기. 실패와 실패하는 도전

네 번째 이야기. 거미줄에 갇혀버린 벌레

다섯 번째 이야기. 독을 헤엄치는 두꺼비

여섯 번째 이야기. 몽상가의 서막

일곱 번째 이야기. 데칼코마니

여덟 번째 이야기. 나침반과 지도


다음 주 월요일,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