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형주 Jan 24. 2023

고양이

지금 이전의 삶 하나




나는 고양이였다

흙벽에 오줌을 누고

시장을 한 바퀴 도는 장날이면

사람들 많은 게 좋았다


지나는 달구지 바퀴는 피하고

으르렁 대는 개는 심드렁하게 보며

어물전 구멍에서 나오는 쥐를 잡아먹었다


나물장수 엄마를 따라 장날이면 나오던 아이는 

자라 어미 대신 그 자리에서 땔나무를 팔았다


가끔은 누가 생선대가리를 던져줬다

나는 먹지 않았다

나는 누구의 고양이도 아니었으므로


장이 서지 않는 날에는

연못이 있는 숲으로 갔다


언제였던가

군데군데 민들레가 핀

풀밭을 거닐다 문득 잠이 들었던게



작가의 이전글 가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