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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히로시마, 진실에 대한 고찰

by 부끄럽지 않게 Feb 11. 2025

히로시마시에 있는 칸데오 호텔의 조식.

사실 식사할 때 사진을 찍거나 하진 않는데

아내가 여행 계획할 때

다른 분들이 올려주신 사진과 정보가 도움이 많이 됐다며

우리도 다른 분들께 도움 드리자 해서

호텔에서 허락해 주시는 경우에 한해 사진을 찍고 있다.


일본 여행 4일 차인데

매일 호텔을 바꿔 벌써 3번째 호텔이다.

다양한 룸과 조식을 경험할 수 있어 좋지만,

매일 짐을 정리하고 이동해야 한다는 점이 번거롭다.


이번 칸데오 호텔 조식 후기는 호불호가 갈렸었는데

우리 부부에겐 음식 맛도 나쁘지 않고 '호'였다.

오늘 관광지가 히로시마 원폭 관련된 곳이라 그럴까

아침부터 이런저런 생각이 많았는데

조식 음식의 질은 일정할텐데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걸 보

애시당초 '객관'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일까 싶다.

특히 보통 객관은 합리적인 것으로 인식되는데,

객관과 합리를 이렇게 분리하지 않는 것은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조식을 먹으러 와서

별 이상한 생각을 다하고 있다.

여튼 조식은 호불호 갈리는 후기와 달리

적어도 우리 부부에겐 맛있었다.


히로시마 평화기념관에 갔다.

오늘 생각이 많았던 이유가

이곳을 방문할 예정이었기 때문인데

많은 사람들이 죽은 참혹한 역사라는 점에서

다시는 발생하지 말아야 할 일이라는 것은 공감하지만

'세계 영구 평화의 소중함'을 호소한다라.

침략적 제국주의의 원흉으로

오랜 기간 침탈을 자행한 역사는 쏙 빼고

마치 원폭의 희생자이자 피해자인 양 하는 모양새가

불편했다.


아무리 승자의 역사이고

역사의 왜곡이 빈번하다지만

적어도 저기 설명에 세계 2차 대전 침략국으로서의

역사적 사실도 함께 적어둬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다가도 최근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

전쟁을 일으키는 통치자 따로,

전쟁을 수행하며 피해를 입는 국민 따로인 것 같아

일반 국민들이 무슨 죄가 있나 싶기도 하다.

이게 모호함과 혼란함이

세상과 사회의 본질인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든다.


히로시마 평화 기념관과는 다르게

이 곳은 처음부터 끝까지

먹먹한 마음으로 애도의 감정말 들었던 장소.


히로시마 평화 기념관 한켠에 자리잡은

'원폭 한국인 피해자 위령비'

일제 강점기에 10만 명의 인원이 강제 징집되어

영문도 모른 체 생을 마감하셨다.


위령비 앞에 생수들이 놓여 있는데

이는 피폭 당하면 뜨거운 열기에 휩싸여

심한 갈증을 느끼며 돌아가시기에

그 갈증의 고통을 더는 느끼시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올리는 추모라고 한다.


일본 여행 시작 전부터

아내는 스프카레가 먹고 싶다고 했다.

삿포로 라마이라는 곳에서

처음 스프카레를 먹었는데

자꾸 생각난다고 했다.

히로시마에 같은 음식을 하는 식당이 딱 하나 있어

오늘 점심은 스프카레를 먹었다.


나는 꼭 이거여야 한다 하는 것이 없는데

여행지이든 음식이든

꼭 하고픈 무언가가 있는 사람들이 때론 부럽다.

그 목적이 버틸 힘이 되어 주기도 하고

나아갈 열정이 되어 주기도 하는 걸 보면.


이번 여행에서 무엇보다 좋은 것은 날씨다.

대부분 기온이 6도 안팎으로

햇살이 비칠 땐 초봄처럼 따뜻하다.


어디에나 있을 수 있는 그저 잘 정돈된 정원이지만

2월에 봄 같은 날씨와 어울리니

생각지도 못한 설렘이 있다.

이렇게 오감에 충분히 집중한다면

한국의 일상에서도 이런 설렘을 느낄 수 있을텐데

평소엔 무엇이 그렇게 여유를 앗아 가는지

새로 시작하는 학기엔 조금 더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가자니 거기서 거기일 것 같아 실망할 것 같고

안 가자니 대표 관광지인데 나중에 후회할 것 같은

가장 대표적인 일본 여행 명소가 바로 '성'이 아닐까.


밥 먹고 소화도 시킬 겸

겸사겸사 히로시마 성에 왔는데

역시나 전형적인 일본의 '성'이다.


우와, 성이다.

하고 돌아서 호텔로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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