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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현 Mar 06. 2022

개인적 독백

야속한 세월이여.

 똑딱똑딱. 시간은 어찌 되었건 흐른다. 개인과 집단에게 구속받지 않는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간다. 맑았던 정신은 탁해지고 오랜 세월 쌓인 관념은 단단히 굳어 부서지지 않는다. 운동을 할 때 곧 잘했던 동작도 며칠이 걸린다.  그러나 이런 개인적인 이유로 세월이 지났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주변을 보고 세월이 꽤 흘렀음을 느낀다. 학창 시절 몰래 과자를 훔쳐먹던 친구가 결혼 소식을 들고 오고, 함께 부대찌개에 물을 부어 계속 끓여 먹던 친구가 어느 날 차를 뽑았다며 몰고 온다. 평생 동안 강해 보였던 부모님도 세월의 풍파에 약해지는 모습을 서서히 보고 있으면 그제야 느낀다.


 아, 세월이 흐르긴 흘렀구나.


 하고 싶다고 쉽게 도전할 수 있는 나이는 이미 지났다. 누군가에게 아직 젊고 도전할 기회는 많다는 얘기를 들을 나이이긴 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내 심정이 그 말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물론 도전할 기회가 온다면 주저 없이 달려들겠지만......

 

 지금 쓰고 있는 이 글의 본론이 뭔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주저리주저리. 술 한잔 하고 친구한테 털어놓는 듯하게 쓰는 것이다. 지나간 청춘의 대한 후회이고 열망이고 나름 치열하게 살았던 나를 향한 동정이다.


 오바마는 55세에 은퇴했고 트럼프는 70세에 시작했다는 말을 들어 본 적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저 문장의 뜻은 자신만의 시간이 있다는 뜻으로 함축할 수 있겠다. 그러면 나는 내 시간에 살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흘러가는 세월에 편승하지 못한 것일까?


 P.S  야속한 세월이여!!! 참 낡은 문장이다. 그러나 세월이라는 단어에 이렇게 착 달라붙는 다른 형용사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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