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딱똑딱. 시간은 어찌 되었건 흐른다. 개인과 집단에게 구속받지 않는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간다. 맑았던 정신은 탁해지고 오랜 세월 쌓인 관념은 단단히 굳어 부서지지 않는다. 운동을 할 때 곧 잘했던 동작도 며칠이 걸린다. 그러나 이런 개인적인 이유로 세월이 지났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주변을 보고 세월이 꽤 흘렀음을 느낀다. 학창 시절 몰래 과자를 훔쳐먹던 친구가 결혼 소식을 들고 오고, 함께 부대찌개에 물을 부어 계속 끓여 먹던 친구가 어느 날 차를 뽑았다며 몰고 온다. 평생 동안 강해 보였던 부모님도 세월의 풍파에 약해지는 모습을 서서히 보고 있으면 그제야 느낀다.
아, 세월이 흐르긴 흘렀구나.
하고 싶다고 쉽게 도전할 수 있는 나이는 이미 지났다. 누군가에게 아직 젊고 도전할 기회는 많다는 얘기를 들을 나이이긴 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내 심정이 그 말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물론 도전할 기회가 온다면 주저 없이 달려들겠지만......
지금 쓰고 있는 이 글의 본론이 뭔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주저리주저리. 술 한잔 하고 친구한테 털어놓는 듯하게 쓰는 것이다. 지나간 청춘의 대한 후회이고 열망이고 나름 치열하게 살았던 나를 향한 동정이다.
오바마는 55세에 은퇴했고 트럼프는 70세에 시작했다는 말을 들어 본 적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저 문장의 뜻은 자신만의 시간이 있다는 뜻으로 함축할 수 있겠다. 그러면 나는 내 시간에 살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흘러가는 세월에 편승하지 못한 것일까?
P.S 야속한 세월이여!!! 참 낡은 문장이다. 그러나 세월이라는 단어에 이렇게 착 달라붙는 다른 형용사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