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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리 Sep 02. 2022

책갈피, 어디까지 사보셨나요?

덕후의 독서 생활 (1)

책을 좋아한다. '책 읽기를 좋아한다'라고 적을지 잠시 고민했는데, 책의 물성을 좋아하고, 매일 읽든 그렇지 않든 손이 닿는 곳에 책을 여러 권 두는 것을 좋아한다. 무엇보다 책을 사는 속도가 언제나 읽는 속도를 앞지르고 있으니 '책을 좋아한다'는 보다 넓은 표현이 맞을 것이다.

이번에 펼치려는 이야기는 문구를 좋아하고 작고 귀여운 것을 사랑하는 사람이 책까지 좋아할 때 생기는 일에 관한 것이다. 생기는 물건에 관한 것이라고 말하는 게 더 맞을 수도 있겠다.

소개하고 싶은 물건이 여러 가지라 어떤 순서로 이야기할지 고민했는데, 첫 타자는 책갈피다. 누구나 생에 한 번 정도는 가져봤을 흔한 물건. 책갈피는 아주 쉽게 접할 수 있으면서도 사실 그 형태가 다양하다. 그래서 소개도 하고, 자랑도 하고 싶어 첫 타자로 정했다.



소장 중이거나 아직 사용 이전인 책갈피는 파우치에 담고 서랍에 넣어 보관 중이다. TMI인데, 서랍 한 칸은 책갈피를 포함하여 책과 관련한 물건으로 가득 채워져 있고, 열 때마다 뿌듯하다.


이 중 첫 번째는 책의 페이지(한 장)에 끼워서 사용하는 형태의 책갈피고, 가장 애용하는 형태다.



이건 '소소문구'의 책갈피고, 낱개로 판매하는데 가격이 저렴해 부담 없이 사용 가능하다. 책의 페이지 귀퉁이에 끼워 사용하면 되는데, 책갈피 자체의 두께가 얇다 보니 종이에 끼웠을 때, 책 사이의 들뜸 현상이 적다. 이런 여러 장점으로 특히 좋아하는 제품이라 여분을 여러 개 가지고 있다. (맞다. 내 MBTI는 J다. 책을 좋아하는 친구와 동료에게 나눠주고 싶은 제품이라 발견하면 늘 여러 개를 사둔다.)



아이디어스에서 구입한 핸드메이드 가죽 책갈피고, 서로 다른 색상 3개가 세트인 제품이다. 가죽이 갖는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서 구매했지만, 아쉽게도 장점보다는 단점이 크게 느껴진다. 장점은 가죽 제품 특유의 고급스러움이 느껴진다는 것이고, 단점은 책의 페이지 1장에 끼우면 책갈피가 쉽게 빠져버린다. 책갈피 사이의 공간이 소소문구 제품에 비해 많이 넓은 모양이다. 그리고 책갈피 두께가 얇지 않다 보니 이걸 끼우면 책 사이가 벌어지며 공간이 크게 생기고, 오랜 시간 이대로 두면 책이 조금 벌어지기 때문에 책을 아끼며 읽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개별 소개하지는 않지만 2개 제품을 제외하면(영화 <카페 소사이어티> 관람 후 받은 책갈피, 다이소에서 구입한 책갈피를 제외하면) 좋아하고 아끼는 책갈피들이다. 특히 오른쪽 사진의 책갈피는 좋아하는 그림 작가, 휘리 작가님의 책갈피고(@wheeleepainting), 사실 나보다 동생이 좋아하는 작가인데, 미안하지만 동생에게도 줄 수는 없다. 3개 다 내 거다.


두 번째는 책의 페이지와 다음 페이지 사이에 꽂아 사용하는 형태의 책갈피다. 시중의 책갈피 중 가장 흔한 형태일 듯하다.



종이 책갈피다. 사실 종이 책갈피는 서점이나 출판사에서 간단히 제작해 무료로 나눠주기도 하는데, 이건 그렇게 흔하고 구하기 쉬운 책갈피는 아니고(자부심), 좋아하는 그림 작가님이(박혜미 @spamove) 제작한 책갈피다. 책갈피 자체로도 이미 아름답지만 뒷면에 이렇게 아름다운 친필 싸인과 그림이 있어 사용하지 못하고 보관만 할 것 같기도 하다.



가죽 책갈피고, 아이디어스에서 구입했다. 원하는 문구를 각인할 수 있어 이도우 작가의 소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속 좋아하는 문장을 각인했다. 각인한 느낌이 너무 마음에 들어 포장 상태 그대로 뜯지도 못하고, 사용을 못하고 있다.



패브릭 책갈피다. 이렇게 천으로 만들어진 책갈피, 그것도 이런 형태와 퀄리티의 책갈피는 정말로 흔하지 않다.
눈썰미가 좋은 사람이라면 그림을 보고 떠오르는 책이 있을 수 있는데, 소설 <아몬드>의 표지를 작업한 작가님이(@0choo, @1choo) 만든 제품이다. 역시 너무 마음에 들어 차마 뜯지를 못하고 있다.

세 번째는 책의 페이지와 페이지 사이에 끼우는 형태의 책갈피인데, 그 모습과 사용 방법이 조금 특이한 것들이다.



아이디어스에서 구입한 제품이다. 왼쪽 사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책갈피의 두께가 아주 얇지는 않아 끼웠을 때, 책이 좀 뜨게 된다. 이걸 선호하지 않지만, 문제를 예상하면서도 구입한 이유는 책과 편지라는 만남, 봉투가 열리고 안 쪽에서 진짜 편지가 나오는 이 디테일이 너무 좋아서 샀다. 사용하기 좋고 편한 제품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너무 아름답지 않은가. 빈티지한 느낌이 참 좋다.



책의 페이지와 페이지 사이에 끈을 걸면 책등으로 이렇게 예쁜 모양이 나오는 책갈피다. 나무에는 압화가 장식되어 있고, 끈의 길이 조절이 가능해 다양한 크기의 책에 사용 가능하다. 그런데 실제로 사용해 보면 끈이 짱짱하게 잘 맞지는 않아 사용하는 느낌이 그렇게 편하고 좋지는 않다. 흐물거린다고 해야 할까.

 

이야기를 적고 보니 책갈피는 다른 문구, 물건과 비교했을 때, 유독 아끼느라 포장도 뜯지 못한 제품이 많다. 따라서 다음에는 실제 사용도 할 수 있도록 두 개씩 사야겠다는 교훈을 얻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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