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29. 원래 악하니까 노력해서 착해지자고
나이가 들면 들수록 기득권이 저지르는 권한 남용과 비겁한 행동, 자기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행위에 대해 '나라고 달랐을까...' 싶지요.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지요. 그래서 말을 아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지요. 저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합니다. 나는 정말 그럴 만한 권한이 주어진다면 너무나도 적극적으로 일신의 안녕과 가족의 번영만을 챙기는 이기적인 지도층이 되었을 거라고. 아니 세상에 저는 지금도, 규칙이 없으면 없는 대로 풀어져 버리는, 물에 담근 종이 같은 인간이라고요.
그런데 동시에 그런 생각도 해요. 우리 모두 그런 약한 존재니까 그럴 만한 권한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더더욱 소리 내서 욕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그래서 그 욕을 처먹고 슬그머니 이기적인 짓거리를 그만두면서 아쉬운 입맛을 다실 수밖에 없는, 그런 환경에서 기득권 노릇을 하게 되면 좋겠다고 말이에요. 우리 모두가 만드는 사회라는 게 얼마나 중요해요. 성악설은 인간은 악하게 태어났으니까 기대하지 말라는 설이 아니고, 인간은 악한 본성을 지니고 있으니 사는 동안 끊임없이 갈고 닦으면서 선함을 터득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설이라고요.
왜 결론을 끊어먹고들 살아요. 거기서 끊어 먹으면 그건 통찰도 아니고 이해도 아니고 그냥 합리화잖아요.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고요. 인간은 너무나도 악하고 약하니까 계속해서 갈고 닦아야 한다는 거, 사회라는 팀을 이루어서 개인을 받쳐줘야 한다는 거, 그게 결론으로 나와야 하는 거라고요. '나도 그럴 거라서 욕 못 하겠어...'가 아니라고요. '그런 상황에서 선한 행동을 선택하기 쉽도록 함께 뭐라도 하자!'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