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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프리카부자언니 Sep 13. 2022

열하나. 우리 집에 사는 남편이 아닌 남자 (1)

나의 마음을 갈가리 찢어 놓은 그 사람 

우리 집에는 남편 외 두 명의 남자가 더 있다. 

24시간 우리의 발이 되어 주시는 Mr B와 모든 집안일과 요리를 해 주시는 Mr C이다. 


오늘은 Mr. C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Mr C는 옆 나라 Benin에서 오셨고, 벌써 10년 넘게 나이지리아에 살고 있다. 이곳에는 주변국에서 온 수많은 불법 체류 이민자가 있고, C도 그중의 한 명이다. 인구가 가장 많은 덕분에 자연스레 일 자리도 많아서 일까? 가족과 떨어져 살면서 돈을 벌어 본국으로 보내 남은 가족들을 먹여 살리는 것이다. 우리 C 아저씨에게도 부인과 3명의 자녀가 있다.


Benin과는 차로 국경을 통화할 수가 있다. 이 때문에 정식 비자가 없어도 본인들끼리 통하는 촵촵 (Chop Chop – 돈 뜯어내는 것을 귀여운 말로 이렇게 부름. 소위 맥주 값 정도라고 해야 할까)이 있기에 적은 돈을 받고 눈 감아 주는 것이다. (이런 것을 Win-Win이라고 해야 할까) 


베닝은 프랑스어권 국가로 다양한 프랑스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아프리카는 대부분 영국 혹은 프랑스의 식민지를 받았다. 어느 나라가 통치했느냐에 따라 음식 맛이 극과 극과 갈린다. 과거 프랑스어권 카메룬에 살 때는 현지인들이 먹는 음식조차도 너무 맛있었다. 하지만 나이지리아에서 와서 정말 깜짝 놀랐다. 어쩜 이렇게 음식이 실망스러울까...  

어쨌든 음식이 맛있는 나라에서 온 C 아저씨는 프랑스 요리를 잘하신다. 실제 한국 고급 레스토랑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게 집에서 즐길 수 있다. 



아저씨는 7년이나 우리 컴파운드에 사셨다. 주재원들이 보통 3-4년이 지나면 나라를 이동하고, 후임자에게 가사도우미를 인계하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 있다. 남편도 기존 동료로부터 이 분을 인계받아 내가 오기 전부터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남자 혼자 사는 집에 뭐가 그리 일이 있을까… 


문제는 우리 (나와 딸 둘)가 집에 합류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책과강연 #백백7기 #최지영작가 #아프리카부자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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