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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화장실 유감

누가 인테리어 하는 겁니까?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옷이 통에 스친다.

앗, 닿았다. 찝찝해. 거북해.


공공시설에서 화장실을 이용할 때 아주 곤혹스러운 경우가 많다. 화려하고 멋진 현대적인 최신 건물도 어김없다. 내가 매일 출입하는 최근 새로 짓거나 리모델링한 도서관도 화장실 내부는 왜 그렇게 좁게 만드는 것인지. 화장실 문 회전 각도에 여유 공간 없이 바로 벽면이다. 게다가 그 통의 위치는 정말 할 말이 없다.


"남자가 설계하고 인테리어 해서 그런가?"

"남자가 앉아서 화장실 쓸 일이 없어서 그래. 아니지. 남자도 앉을 때도 있긴 하잖아."




문을 열고 들어갈 때 바로 부딪히는 물건 즉, 생리용 품 처리통이다.
왜 들어가는 입구에 그것도 하고 많은 벽면에, 발 내딛으면 닿는 바로 그 벽 쪽에, 하고 많은 곳에 하필 두루마리 휴지 옆에 붙여서 (그런 곳도 있어서 기함한 적도) 설치해 놓았단 말인가? 두루마리를 사용하려면 그 통에 닿을까 조심하며 돌돌 돌려말아 꺼내야 한다.
변기에 앉았을 때 바로 내 얼굴 코 높이에 설치된 그 통. 으악. 왜? 통의 뚜껑도 대부분 파손되었는지 제거된 상태다.




특히 겨울철 두꺼운 패딩이나 긴 코트를 걸쳤을 때, 문을 열고 들어가려면 몸을 홀쭉이로 해서 배에 힘을 주고 코트를 공손히 여미고 숨죽이고 옆걸음으로 조심조심 들어가야 한다. 옷자락이 변기에 닿을까, 그 통에 닿을까 조심조심.

도대체 왜 이렇게 설치해 놓는 건가요?


근데 여러분, 나만 불편한가요?


저 안쪽으로 옮기면 좋겠구먼......
공공시설 화장실 관계자 여러분 님 전상서~
제발 여자 화장실 좀 넓혀주세요. 생리용품 처리통 위치 좀 바꿔주세요!
(굽신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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