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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덕 Nov 04. 2022

[종덕글귀] 재미있는 것

재미를 잃은 어른들에게

 

 어른이 되고 재미있는 게 없어졌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앞으로 더욱 어른일 될수록 재미있는 건 사라질 거라고. 그런 생각에 조금 우울하기도, 두렵기도 했다. 그래서 친구들과 언제까지나 철들지 말고 살아가자고 말하지만, 수많은 경험과 의도치 않은 사건들은 나를 계속 철들게 만들어버린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와중에 이 보노보노의 명대사를 발견했고, 어떤 깨달음에 기분이 좋았다. ‘맞아, 내가 어른이 되면서 재미있는 게 사라지는 게 아니야. 더 많이 쌓이는 거지!’


 어릴 때 재미있게 놀았던 장난감, 놀이, 재미있게 보던 만화, 지금은 재미없는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 어릴 때의 추억을 이야기하면서 재미있어하지 않는가? 그때의 크고 작은 행복들이 쌓여 지금도 좋은 기억을 이루고 있다는 것은 분명 재미있는 일이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재미있어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도 행복한 일인 것 같다. 나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일을 어릴 때부터 즐거워했는데, 결국은 아직까지도 거기서 많은 행복을 느끼고 있으니 말이다.

 

 어른이 되고 나서느낄 수 있는 재미도 있다. 퇴근 후 치킨 한 마리를 사들고 와서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며 맥주 한 잔 하는 것, 친구 집에서 밤새 수다를 떠는 것, 그리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꿈을 펼치는 일 같은. 어릴 때는 마냥 재미있는 일들만 했다면, 어른이 되어서는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것, 하고 싶은 걸 포기하는 것, 이런 것들을 배운다. 그래서 ‘재미’라는 것에 멀어질지 몰라도 한 편으로는 그래서 ‘재미’를 더 추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는 그 나이에 즐길 수 있는 것들이 있다는 말에 공감하는 바인데, 나이에 따라 재미있는 것이 변하기 마련이니까. 그 변화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모든 사람들이 모든 시간을 그들 만의 행복한 기억으로 남겼으면 좋겠다. 어른이 되고, 철이 들어도 그때의 재미있는 일들을 잊지 않고

마음속에 낙엽처럼 쌓아가면서 또 다른 재미를 찾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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