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네 응원단원이 되고 싶지 않아
But I-I-I-I-I don't wanna be your cheerleader no more
하지만 나-나-나-나-난 더 이상 네 응원단원이 되고 싶지 않아
내가 이 곡에 꽂혔던 이유.
'더 이상 남들이 원하는 대로 밑에서 일하는 것을 그만두고 싶어'
누군가를 응원하고 지켜보며 타인이 주목받게끔 노력하는 인간상을 이 노래가 읊어줘서였다.
뮤비 속에서는 한 여자를 바라보는 지친 얼굴의 사람들이 나온다. 같은 표정들을 하고 있다. '끌려다니는 사람', '열등한 존재', '원하지 않는 것에 매여있는 사람', '주로 타인을 뒷받침해 주는 사람', '병풍 같은 조연'을 묘사한 듯싶었다.
난 그런 존재였고, 이제는 그러고 싶지 않아.
선언하며 위로하는 것으로 닿았다.
또한 거대한 몸이 걸리버 여행기처럼 묶여있다가 빠져나오는 장면은 앞으로 나만의 커다란 영향력을 자유롭게 펼쳐보라는 희망의 메시지 같았다.
물론 곧 몸이 마네킹 일부처럼 부러져 쓰러지지만, 결국 그것이 곧 자유일 테니.
*
곱씹으며 한참을 더 들었다.
들으면서 거리를 걷는데, 문득 "조연이라도 괜찮지 않나?"는 질문이 떠올랐다.
급작스럽게 울컥했다.
아니, 남을 응원해 주는 삶이 뭐 어때서.
꼭 내가 주인공 따위 해야 해?
튀지 않아도 메인이 아니라도 괜찮잖아!
라는 반발심이 생기는 날도 있었다.
여기서 말하는 치어리더란 그런 것이 아닐까.
"그렇게 살아왔어도 넌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다른 관점이 생겨났다.
*
이 노래를 들은 지 한 달이 지났을까.
가사를 자세히 살펴보니, 내 해석과는 사뭇 달랐다.
I’ve had good times with some bad guys
좋은 시절도 있었지, 나쁜 사람들과 함께였지만
I've told whole lies with a half-smile
절반 웃음 띤 채, 완전한 거짓말을 하기도 했어
Held your bare bones with my clothes on
내 옷을 입은 채로, 너의 앙상한 몸을 안았지
I've thrown rocks that hit both my arms
돌을 던졌는데, 결국 그 돌이 내 양팔에 부딪혔어
*나는 스스로를 해치는 선택을 하고 있다.
I don't know what good it serves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어
Pouring my purse in the dirt
내 지갑을 흙탕물에 쏟아버렸고
*나는 희생하고, 쏟아붓고, 나의 것을 잃었다.
But I-I-I-I-I don't wanna be your cheerleader no more
하지만 나-나-나-나-난 더 이상 네 응원단원이 되고 싶지 않아
But I-I-I-I-I don't wanna be your cheerleader no more
난 더는 그런 역할을 하고 싶지 않아
I've played dumb when I knew better
더 잘 알면서도 바보인 척했지
Tried so hard just to be clever
똑똑해 보이려고, 정말 애썼어
I know honest thieves I call family
난 정직한 도둑들을 가족이라 불러
I've seen America with no clothes on
나는 알몸의 미국을 봤어
*순수해도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나의 가족이며, 나는 그렇게 허상 없는 미국의 민낯을 보았다.
I don't wanna be a cheerleader no more
치어리더는 이제 내 몫이 아니야
I don't wanna be a cheerleader no more
나는 더 이상 그런 사람이 아니야
I don't wanna be a dirt eater no more
이제는 더 이상 흙을 먹으며 참고 살고 싶지 않아
I don't wanna be a dirt eater no more
그건 내 삶이 아니야
I don't wanna be a cheerleader no more
나는 나답게 살고 싶어
*희생하고, 참으며, 바보처럼 웃는 역할을 그만두겠다고 강하게 결심한다.
치어리더는,
네 뒤에서 스스로를 버리면서까지 응원했던 나다.
여기서 '너'는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겠다.
앞서 말한 것들, 또는 연인, 과거의 나, 가족, 상사, 사회, 나를 버리게 만드는 무언가.
가사 뜻을 곰곰이 맛보고 다시 뮤비를 보았다.
엑스트라처럼 서있는 이들은 열등함에 지친 사람들이라기보다, 어딘가에 상처 입은 사람들이겠거니 싶다.
예전.
내가 세상의 주축인 줄 알았던 시절이 떠오른다.
선택받은 사람 같았고 천재 같았고 모두 다 가는 길을 안 가더라도 조명이 나만을 졸졸 따라올 줄 알았던 때.
이제 와서 착각이라 하기엔 아프고, 아직까지 그렇게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어린것 같고, 이상이 망상이며 평범이 옳은 거라 하기에도 움켜쥔 자존심이 상하는, 옹졸하고 시시한 것을 부풀려 목매달았던 그때의 나.
하지만 그때의 세월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닐 테다.
소중한 시간들이었고, 나의 최선이었고, 지금의 나를 만든 발판이었다.
치어리더.
그 직업이 그런 의미라는 뜻이 아니다.
진짜 나를 위하지 않았던 사람을 시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내가 이 노래에 꽂혀 계속 들었던 이유는 이것인 것 같다.
"진짜 나를 잃은 사람을 그만두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