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크리스타 Nov 20. 2023

고수 다이빙(高數 diving)

나에게 내던지는 일기



 고수는 호불호가 나뉘는 식재료이지만
오히려 그 경계를 넘어서는 순간부터 많은 이들을 매료시키거나 감초 같은 역할을 한다.
나라와 인종을 막론하고 수많은 식탁에서
사랑을 받는다.
그의 맛에 한번 빠지면, 정확히 말해 한 번 발을 들이게 되면 다시 원래 그 맛을 몰랐던 입맛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희박하다.

향신채뿐만 아니라 무엇이든지 자기 색깔이 강한 것들은 처음에 다른 것들과 유화되기가 쉽지 않을 뿐이지 진면목을 알게 되면 다양한 요리의 화룡정점이 된다.

그리고 요리사는 맛에 있어 식재료와 고수 간의 페어링을 잘하고, 때로는 고수를 싫어하는 입맛을 고수(固守)하던 사람도 먹을 만큼 고수를 절묘하게 활용하는 게 고수(高手)이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삶이 불안하고 지금과 다른 새롭고 확실한 걸 원한다면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당장에 몸을 움직여야 한다.


우리의 하루에 있어서 생각과 행동의 총합은 같다. 그 말인즉슨 생각이 많은 사람은 움직임이 적고, 활동이 많은 사람은 생각이 적다는 사실이다.

아마 나를 포함해 고민량으로 생각 노동이 치사량에 가까운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생각은 생각을 낳고 곧 괴로움을 만든다.
'우물 안 개구리'는 물리적 공간이 아니더라도 내가 내가 한계한 생각의 경계에 스스로 갇히는 것이다.
신중함이라는 긍정적인 면으로 포장하더라도

이것이야말로 스스로에게 손해다.
옳고 그름의 판단조차 두개골만큼 좁고 단단한 나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말하지 않고 움직이지 않으면 그 누구도 알아주지 못한다.

혹시 알면서도 순간순간 망각하고 있지는 않는가?

모든 사물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정해진대로 변하는 것이 아니다. 심지어 늙는 것조차도.

만물은 각자의 파동으로 서로에 관해 얽히고설키며 상호적으로 변화한다.


시간과 공간을 우리가 보고 느끼는 세계를 변화를 담아내고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시각에서 받아들여야 한다.

삶이 급할게 없고 절망할게 없으며 한결 편안해진다.


진정으로 자기가 좋아하거나 잘하는 것 아니면 잘하고 싶은 것에 몰두해 주구장창 한 우물을 파는 노력도 당장에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굉장히 멋진 일이다.



 나는, 그리고 당신은 호불호가 갈려서 누군가 알아줄 때를 바라는 대기만성형 주옥이 될 것인가,

스스로를 내던져 비록 여러 군데 부딪혀 보더라도,

누군가의 고수하던 입맛을 깨뜨린 한 분야의 요추적 존재가 될 것인가.

아마 후자의 위치쯤 되면 아마 한 분야의 고수(高手)가 되어 있을 것이다.


밍그적 대며 지나가는 하루가 아깝지 않게

자신을 두려울 것 없이 과감하게 내던져보자.

잃을 게 무엇인가. 간절한 사람일수록 잃을게 없거나 그 반대이다.


멀지 않은 훗날에는 고통과 걱정과 심각함의 늪에서 벗어나(아마 동전 한 면의 차이일 거다)

전망대처럼 높고 멀리, 그리고 편안한

고수(高數)를 놓는 삶의 물결에 흐르고 있기를.

작가의 이전글 맛집과 먹방 너머의 행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