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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팜 May 09. 2022

001 통계로 보는 농업과 청년 농부

어떤 산업이던 산업의 현주소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는 통계이다. 통계청을 필두로 멋진 기관들이 많이 있기에 쉽게 접할 수 있다. 통계청, 한국은행 등의 자료를 인용해 한 번 알아보자.


기억을 떠올려 보면, 대학교 조별과제를 할 때에도 통계 자료가 필요한 경우는 많았다. 하지만 뉴스 기사나 게시글 형태로 누군가 정리한 자료를 인용하려(사실 큰 힘 들이지 않고 보려)했던 성향이 강했다. 그때는 그게 편했다.. 그러나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라면 본인이 직접 찾아보고 필요한 자료만을 요약하는 시간이 두말할 나위 없이 이롭다.


1.  농림어업 경제 규모

우리나라 GDP는 얼마일까?

농림어업은 우리나라 GDP  얼마만큼을 차지할까?


1) 대한민국 GDP : 2020년 약 1,933조(명목), ECOS(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서론으로 GDP의 개념 이해를 포함합니다. 바쁘신 분들께서는 소제목 위주로 읽고 건너뛰시길 추천드립니다.


사실 경제 용어를 매우 유식하게 설명할 자신은 없다. 그래도 회사 재직 시 손익과 관련한 부서에서 가장 오래 일했으며, 경영/회계 관련 과목들을 수강한 작성자는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싶다.

ECOS 메인화면 좌측의 '국민계정' 란에서 들어갈 수 있다

(1) GDP = Gross Domestic Product /  단어별로 풀어서 이해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영어 시간도 경제학 시간도 아니지만, 작성자는 모든 분들께서 글을 읽는데 불편함이 없으시기를 바랄 뿐이다.


① Gross : 우리말로 '총' 이란 뜻을 가진 형용사, 비슷한 의미로 'Net'이 있다. 'Net Income'이라는 표현을 심심찮게 들어 보셨을 수 있다. 한 마디로 '전부 다 합한~'이라는 의미쯤 된다.

② Domestic : 우리말로 '국내의'라는 뜻을 가진 형용사, 반대되는 의미로 'Overseas, 해외의'가 있다.

③ Product : 가장 유명한 단어이다. 흔히 '제품'이라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어떤 '생산 활동의 결과물'이라는 의미로 범용적으로 쓰인다. 생산 활동의 결과물을 짧게 표현하여 '생산'이라고 하면 보기 좋다.


① + ② + ③ = ? (순서만 조금 바꿔서..!) '국내의 생산 활동 결과물을 전부 다 합한 것' 이 되며, 짧게는 '국내총생산'이라고 부르기로 약속되었다.


(2) 명목 GDP / 국내총생산량(1년간 우리 땅에서 발생한 재화와 서비스 생산활동의 결과물)에 그 해 재화나 서비스의 가격을 곱하면 구할 수 있는데, 가격이란 물가 개념이 자동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명목 GDP는 물가상승분을 반영하는 GDP이다. Ex) 1년간 생산된 무언가가 1,000kg이고 kg 당 시장에서 1,000원에 팔린다면? GDP는 1,000,000 원이다.


(3) 실질 GDP / 우리나라의 2020년 실질 GDP는 명목 GDP보다 약 23조 원가량 적은 1,910조이다.

'실질'이라는 뜻은 '실물'이라는 말과 같다. 여기서 실물에 집중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뭔가를 만들었는데 얼마에 팔렸는가 보다는 만들어진 양이 전년도 대비하여 어느 정도 늘거나 줄었는가만이 궁금할 때, 해마다 변하는 가격을 제외한 후 계산한 지표이다. 이것도 일리가 있다. 요즘과 같은 인플레 시대에는 어떤 물건이 가진 가치가 순식간에 변화했다기보다는, 화폐 가치가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가격을 매기기 어려운 현상과도 같다. 거품이라는 용어도 이런 현상을 설명하듯이 말이다. 어쨌든, 실질 GDP는 기준연도를 정해두고 현재 알고 있는(알고자 하는) 생산량을 그 기준연도의 가격으로 대입하여 GDP를 산출한다. 그런데 사실상 경제 비상사태라거나 국가의 생산량이 극히 작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명목 GDP와의 큰 차이는 없다.


2) 대한민국 GDP에서 농림어업이 차지하는 비율 : 2%

GDP 1,900여 조 가운데 농림어업은 2% 남짓을 차지한다. 규모로는 많이 잡아야 40조 원가량이다. 서비스업은 1,200조 원가량, 제조업은 500조 원가량이다. 나머지 구분은 광공업, 건설업, 전기/가스/수도업 정도인데, 비중으로는 미미하다. 직접 확인해보기로 마음먹는다면 더 자세한 항목도 조회할 수 있다.


농업이 확실히 적다! 교과서에서 배웠던 2차 산업인 제조, 3차 산업인 서비스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그만큼 대한민국이 고차 산업화되었다는 뜻에서 긍정적인 면도 많다. 그러나 전체 경제규모의 2% 밖에 안 되는 농업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 우리 국민들이 먹고 사는데서 창출되는 경제 규모는 2%인데 반해, 5천만 국민이 하루 세끼를 꼬박 먹어야 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그래도 과거엔 조금 높았다. 10년 전인 2011~2012년 즈음엔 2.4% 정도였다. 점점 감소하는 추세인 것만은 확실하다. 인구가 감소했거나 식사량이 줄었거나 외국에서 수입을 많이 했을 것이다. 이 주제 추후에 '식생활 변화'와 같은 제목을 붙여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2. 농가 인구 (어업을 제외함)

우리나라 농림축산업 종사자 인구는 전체 인구 대비 몇 % 일까?

40세 미만 농가 인구는 몇 % 일까?


작성자는 육상에서 농사를 짓고 땅에서 난 소산물로 가공 및 서비스 사업을 하고자 하므로 앞으로의 이야기는 어업을 배제하고 하려 한다. 우리가 흔히 '농업'이라고 하면 논이나 밭에서 노지 또는 시설하우스(비닐하우스, 온실)로 농사를 짓는 활동을 의미한다. 임업은 따로 '림'으로 표기하고, 축산은 '축'으로 표기한다. 그리하여 '농림축산'이라고 하면 농업과 임업, 축산을 함께 부르는 의미가 된다. 정부의 부처 편제를 보더라도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가 따로 있는 것이 이를 잘 대변해 준다.


앞으로의 표나 그래프 등 글의 인용 자료에도 헷갈리기 쉬운 용어 정의를 반드시 같이 올릴 예정이다.


1) 대한민국 농가 인구 비율 : 4.5% (약 230만 명)

- 농가 : 경지를 약 300평 이상 직접 경작하거나, 연간 농축산물의 판매금액이 120만 원 이상인 가구

- 농가인구 : 농가에서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 및 친인척. 혈연관계가 없어도 농업과 관련되면 가구원에 포함함

e-나라지표(www.index.go.kr), 농가 및 농가 인구

※ 참고로 e-나라지표는 국정모니터링 지표로 불린다. 통계청에서 운영하며 자유롭게 열람이 가능하다. 한국은행의 ECOS보다 더 직관적인 UI를 갖추고 있다. 가공하지 않은 자료를 보고 싶다면 한국은행으로, 통계량에 대한 개괄을 빠르게 알고 싶다면 e-나라지표를 추천한다.


2020년 기준 농가당 가구원수는 2.2명이다. 거의 부부가 농사짓는 수치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65세 이상 비중과 결합하여 해석한다면 어떠할까? 바로 노부부의 농사로 결론 내릴 수 있다. 청년 농부가 절실한 이유이다. 30대 초반에서 중반으로 넘어가는 중인 작성자의 또래들 분위기는 작성자가 가장 잘 알고 있다. 지금보다 어릴 때는 말할 것도 없겠지만, 현재도 향후 20년간 농업을 꿈꾸는 이들이 많지 않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대부분 도시 직장에서의 승진이나 배우자와의 결혼, 재테크 등에 관심이 있다면 모를까...


2) 농가 인구 중 40세 미만 비율 : 17%

e-나라지표의 웹 UI가 일부 불편함이 있어 액셀 다운로드 후 간단히 수정한 것

원 자료에는 1970년도부터 1년 단위로 기재되어 있었다. 그러나 빠른 비교를 위해 작성자가 10년 단위로 끊어 보았다. 전체적인 맥락을 보기에는 충분한 자료이다. 전체 농가 인구는 1970년도 대비 1/6 수준으로 줄었고, 65세 이상 농가 인구의 비율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2020년 기준 전체 농가인구 230만 명 중 65세 이상 인구는 98만 명으로 42% 수준이다. 2030년엔 어떠할까? 2030년엔 자율주행차가 보편화된다는 뉴스 기사를 많이 보았다. 농업을 자율주행처럼 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스마트팜을 언급하는 지식인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작성자가 파악한 실상에는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팜 주제는 글을 연재해가며 추후 자세히 다룰 예정이지만 간단하게만이라도 우선 언급하고 싶다. 스마트팜으로 노동 생산성이 엄청나게 바뀔 것으로 기대한다면 착오이다. 1인 당 관리할 수 있는 토마토 농장의 적정 면적은 몇 평 정도일까? 50평? 300평? 2,000평? 작성자는 개략적으로 알고 있다. 토경 재배와 스마트팜에 대한 적정 면적과 면적 차이를 말이다. 스마트팜은 주로, 땅에다 작물을 직접 심는 토경 재배방식이 아닌, 양액 재배의 형태를 갖는다. 양액 재배는 천장에 매달린, 높낮이가 조절되는 선반 같은 구조물(베드라고 부른다)에 소량의 상토(쉽게는.. 가벼운 재배용 흙이라고 생각하면 되며, 제품 형태로 나온다)를 충전하고 그 위에 관을 꼽아 영양분을 물과 함께 공급한다. 사실 스마트팜의 진짜 파워는 물리적 장치가 아닌 소프트웨어와 관제 시스템에서 나온다고 한다. 다 언급하기에는 작성자의 지식도 미천하지만 범위가 너무 방대하다. 작성자도 수준의 차이가 있는 스마트팜들을 많이 봐왔다. 초고가 스마트팜, 중저가 스마트팜, 아직 국내 시장에 소개도 안 된 정부기관이 보유한 실증 시설까지 말이다. 


이것 하나는 확실하다. (충분한 비용을 들인다면)스마트팜이 온습도를 비롯한 각종 센서를 통해 수집된 정보로 동작되는 소프트웨어를 통제하고, 스마트팜 전용의 물리적 기자재가 자동 개폐, 물 주기 등의 사람 손이 가는 일을 쉽고 훨씬 적은 힘으로 해주는 것은 맞다. 그러나 이것 또한 확실하다. 농사를 쉽고 빠르게 짓기 위해서는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무직이나 운전직보다도 훨씬 복잡다단하고 외부 환경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농업을 과연 젊은이들이 하고 싶어할까?이다. 가히 토마토뿐만 아니라 어떤 작물이던 심고, 솎아주고, 따고, 수정하는 등등의 일을 기계가 할 수 있어야 노동 생산성의 비약적인 발전이 있는 것이다. 다른 것 다 둘째 치고라도 가장 노동 집약적인 작업인 수확만이라도 기계가 해준다면 엄청나게 이롭겠지만, 이런 기계들은 아직 세상에 없다. 무성한 가지들 속에서 잘 익은 토마토 앞에 가서 높낮이를 적절히 조절하여 꼭지를 잡고 조심스레 딴 후('화방'이라고 부르는 세부 단위를 손으로 돌리고 제끼고 꺾고..) 가지를 매끈하게 정리해줄 수 있는 로봇이라..? 인간처럼 사고하고 신체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로봇이 나와야 논해볼 수 있는 일이다. 농사보다는 차라리 100m 달리기를 시키는 편이 훨씬 빠를수도 있다.


※ 토경 재배: 예전부터 흔히 해오던 방식으로 땅에다 바로 작물을 심어 가꾸는 재배 방식

※ 양액 재배: 식물이 필요로 하는 양분을 거름이나 퇴비 같이 땅에서 얻는 것이 아닌 A, B 등으로 이름 붙인 용액을 사용하는(쉽게 말해 물에 영양분 가루를 녹여서 작물에 물과 함께 주는) 방식

※ 수경 재배: 식물을 물에 잠그거나 반쯤 잠그거나 뿌리를 담그거나 하는 방식으로 물에 닿아있게 하여 기르는 재배 방식. 양액 재배와 수경 재배를 같은 개념으로 쓰는 경우도 간혹 있으나, 다른 개념이다. 스마트팜이 없었을 아주 과거부터도 물에 잠긴 상태로 길러야만 하는 식물은 많았다.


3. 시사점

저마다의 느낌은 다르겠지만, 앞서 소개한 경제 규모와 인구비율 등을 고려해 볼 때 작성자는 청년 농부에게 오히려 기회가 찾아왔다고 말하고 싶다. 일단 산업 구조나 인구 구성을 볼 때 적어도 피 터지는 경쟁은 없다. 농업에 대한 메리트는 본인이 발굴하는 것이다. 작성자는 발굴하려고 노력해왔고, 계속하고 있다.  


농업은 흔히 국가의 기반 산업이라고 부른다. 아무리 자유 무역 확대로 외국 농산물의 가격이 저렴하고 구하기 쉽다고 할지라도, 자급 농산물이 없다면 국가는 논리적으로 매우 위험하다. 생산지의 급격한 기후 변화로 우리나라에서 자경 하지 않고 수입에 의존하는 농산물의 가격이 폭등하거나 폭락할 수 있다(둘 다 문제가 된다). 외교 관계의 변화로 해당 국가에서 더 이상 농산물을 팔지 않겠다고 하면 그만인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나라 반도체와 자동차를 더 이상 사 가지 않겠다고 할 날이 오지 않으리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는가? 만일 그런 장담이 가능하다면 삼성전자가 평택에 생산기지를 확장하고, 현대차가 삼성동에 높은 빌딩과 연구 단지를 만들 필요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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