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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이 Mar 24. 2022

경도 0도에 서다, 영국 런던

런던 왕립 그리니치 천문대

 과학자를 꿈꾸던 어린 시절, 지구에 대해 배우며 경도와 위도에 대해 알게 된 후부터 항상 경도 0도인 본초자오선과 위도 0도인 적도를 꼭 밟아보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다. 남들이 보기에는 별 거 아닌 그냥 사람들이 정한 '선'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내게는 세계의 기준이 되는 선이라는 점에 굉장히 특별하게 느껴졌다. 오로지 본초자오선을 밟아보겠다는 목표 하나로 런던 여행을 계획하면서 '왕립 그리니치 천문대'를 1순위로 넣었다. 그리고 2019년 2월 2일, 그 꿈을 이룰 수 있었다.



Royal Observatory Greenwich (왕립 그리니치 천문대)


 왕립 그리니치 천문대는 런던 그리니치에 위치한 천문대로 1675년에 설립되었다. 영국의 천문학자들은 오랫동안 그리니치 천문대를 위치 측정의 기준으로 삼았다. 경도의 기준이 되는 본초 자오선을 포함한 4개의 자오선이 그리니치 천문대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세계 경도의 기준이 된다는 이유만으로도 왕립 그리니치 천문대에 방문할 이유는 충분했다. 그리니치 대학에서 영화 촬영지를 구경한 후, 그리니치 공원을 지나 천문대에 도착했다.

'왕립 그리니치 천문대'


 왕립 그리니치 천문대의 내부를 보기 위해서는 입장료를 지불해야 했다. 성인 입장료는 16파운드(약 25,000원)이었지만 국제학생증으로 학생 할인을 받아 10파운드(16,000원)에 입장할 수 있었다. 물론, 이 가격도 싼 편은 아니지만 의미 있는 지불이라고 생각한다. 티켓을 확인한 후 내부에 들어서면 왕립 그리니치 천문대의 역사를 만날 수 있는 전시관이 있다. 크기는 작았지만, 역사적인 순간들이 알차게 담겨있다고 생각했다. 현재, 왕립 그리니치 천문대는 천문대로의 기능은 상실하고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리고 한국어 오디오로 해설도 진행하니 필요하다면 대여하는 것도 추천한다.

'왕립 그리니치 천문대' 내부의 모습


 박물관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거대한 망원경을 만날 수 있었다. 그 망원경은 영국에서 가장 큰 망원경으로 1893년부터 사용되었다고 한다. 망원경은 1939년 전쟁이 발발하자 해체되어 안전한 곳으로 보관하다가 전쟁이 끝난 후 다른 지역의 왕립 천문대에서 사용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1971년 퇴역해 그리니치로 돌아와 현재의 위치에 설치된 것이다. 퇴역했지만, 여전히 망원경은 천체 관측에 사용되고 있으며 실제로 방문해보면 모니터를 통해 현재 어떤 천체를 관측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왕립 그리니치 천문대'의 거대한 망원경


 전시를 둘러보고 밖으로 나오면 천문대 방문의 목표인 '본초 자오선'이 기다리고 있다. '본초 자오선'은 황동으로 표시되어 있다가 현재는 스테인리스강으로 표시되어 있는 것이라고 한다. 방문해보면 기다란 '본초 자오선'을 따라 양옆으로 전 세계 국가들의 수도와 경도가 표시되어있다. 많은 관광객들이 본초 자오선을 두 발 사이에 두고 사진을 찍고 있었고, 나 역시 우리나라의 수도인 서울을 찾아 같은 자세로 사진을 찍었다. 또한, 세계 표준시를 설정할 때 기준이 되었던 시계도 만날 수 있었다.

'본초 자오선'


 누군가가 보기에는 단순한 하나의 선일지 모르지만 내게는 세계의 기준이라는 점이 아직까지도 특별하게 느껴진다. 런던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시간을 내 왕립 그리니치 천문대에 방문해보기를 바란다. 이제 경도 0도는 다녀왔으니 다음은 위도 0도인 적도를 방문해보고 싶다. '적도'를 뜻하는 스페인어에서 이름을 따온 '에콰도르'에서 적도를 밟아보고 싶다.



- 주소 : Blackheath Ave, London SE10 8XJ 영국

- 운영시간 : 매일 10:00~17:00

- 입장료 : 성인 16파운드(25,000원) / 학생 10파운드(16,000원)

- 웹사이트 : https://www.rmg.co.uk/royal-observa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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