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벼락거지, 다시 시작하다.

모범시민의 자본주의 갱생기

by 빅토르

학교가 가르쳐준대로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초등학교~고등학교 12년간 결석 딱 하루하고 매년 반장/부반장을 놓치지 않았고, 선생님 말씀을 금과옥조로, 교과서 내용을 삶의 진리로 여기는 모범생이었습니다.

알만한 대학에 들어가 부지런히 스펙을 쌓아 남들이 선망하는 대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회사가 시키는대로 열심히 일했습니다.

​첫 직장은 국내 굴지의 IT 기업이었습니다. 고리타분하고 꽉 막힌 사수를 만나 고되긴 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삼을 수 있어서 좋았고 무엇보다 월급이 들어오니 내가 사고 싶은 것을 살 수 있다는 소소한 행복감에 하루하루 버텼습니다. 직장 생활 4년 차 첫 번째 직춘기가 찾아왔을 때 재벌 S그룹 계열사로 이직을 했습니다. 역시 쉽지 않은 나날들이었지만 존버 하다 보니 해외 주재원이란 기회가 주어졌고 8년간 또 존버하고 존버했습니다. 월급은 차곡차곡 쌓였고 하루하루의 힘듦은 축적된 월급이 언젠간 큰 축복으로 돌아올 거라 막연하지만 굳게 믿었습니다.


정부가 하라는대로 열심히 살았습니다.

사회생활 2년 차에 청약 저축에 가입하였고, 쥐꼬리 같은 이자에도 매년 적금을 부었고 펀드 투자가 한창일 때는 소액으로 펀드 투자도 해봤습니다. 반면, 주식투자는 본인의 전문성을 키우기보다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자들의 천박한 마인드라 여겼고, 부동산 역시 투자가 아닌 투기라 치부하였습니다.

2017년 촛불시민의 염원 속에 평등·공정·정의를 기치로 내 건 정부가 출범하였습니다. 저 역시 그 정부 탄생을 위해 신성한 주권을 행사하였고 경제 정의가 실현될 것이라 믿으며 딴 생각 안 하고 직장 생활 착실히 하며 부지런히 월급을 모았습니다.

​그랬더니 벼락거지가 되었습니다.

​해외 주재원 생활을 마치고 부동산 가격이 치솟아있던 2021년 하반기에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대기업에서 8년간 주재원을 하였고 부지런히 월급과 주재 수당을 모았으나 서울에선 변변한 내 집 한 칸을 마련할 수 없었습니다. 아니 깔끔한 전세조차 서울에선 얻기 어려웠습니다. 금의환향은 커녕 결국 서울 입성은 실패하고 경기도 외곽 25평 전세 아파트에 들어갔습니다. 현타가 왔습니다. 평생 막연하게 당연하게 믿고 있던 진리로부터 배신을 당한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누구를 탓할 수도 없습니다. 현명하고 영악하지 못했던 제 탓이니까요.

​냉정한 현실을 수용하고 다시 시작합니다.

이제서야 깨달았습니다. 학교 교육은 자본가가 아닌 노동자를 육성하는 것이었음을. 회사에서 업무 전문성을 키우는 것 외에도 월급을 불릴 재테크가 중요했음을. 믿던 정부도 절대선이 아니었음을. 결국 제가 순진했음을. 냉혹하고 위선적인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입니다. 그래야 다시 출발할 수 있으니까요. 그 지점에서 다시 시작해 보려 합니다.

​내 삶의 진정한 자유를 위하여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삽니다. '과연 나는 언제 행복한가?' 반추해 봅니다. 제가 찾은 답은 "자유" 입니다.

​자유 (自由)

외부적인 구속이나 무엇에 얽매이지 아니하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태
- 네이버 국어사전

​참 간명한 정의입니다만 "자유는 자유롭지 않다"라고 누군가가 말했듯이 결코 쉽게 획득할 수 없는 가치입니다. 자유를 위한 필수불가결 요소는 일단 "돈" 입니다. 그 여정에 대해 거칠고 투박하지만 진솔하게 이 공간에서 풀어나가보려 합니다.